[朝日新聞]靜寂の陰で母國に聲援

  • 입력 2002년 6월 16일 23시 44분



▼정적의 그늘에서 모국을 응원한다

“도대체 이런 나라가 세계에 어디 있습니까?”

이렇게 말하는 제럴드 아슈케나지는 미국의 축구 대표팀은 불쌍하다고 한다. 그는 뉴욕타임스에서 41년간 스포츠기자로 일했다. 8000건이 넘는 기사와 13권의 저서를 남기고 재작년 퇴직했다. 그는 축구를 좋아한다.

그에 따르면 미국축구는 콩나물처럼 멀쑥하게 자라기만 하고 튼튼하지는 못한 다섯째 아이와 같다. 4명의 형은 야구, 아메리칸 풋볼, 농구, 그리고 아이스하키. 찬란한 역사에 위엄까지 갖추고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위대한 형들. 마치 그늘 속에서 기를 펴지 못하는 허약체질의 어린아이처럼, 미국축구는 그의 눈에 그렇게 비친다. 약하다면 어쩔 수가 없다. 그러나 미국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세계랭킹 13위. 일본이나 한국보다 훨씬 위다. 조별리그에서 강호 포르투갈도 깨버렸다. 그러나 미국은 전혀 열광하지 않는다.

4개월 전. 미국이 테러사건을 당한 이후 미국을 지배해 온 애국심은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정점에 달했다. 마치 악령이 떨어져나간 것처럼 지금은 8년 전의 월드컵 개최지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정적이 이 나라를 감싸고 있다. 그렇지만 정적의 베일을 하나씩 하나씩 들춰보면 거기에는 각 민족이나 국가들의 열광이 숨쉬고 있다.

예를 들어 14일. 일본-튀니지전은 뉴욕에서는 오전 2시반부터 시작됐다. 중심가의 이탈리아식당에는 300명의 재미 일본인들이 모여들어 대형화면을 앞에 두고 법석을 떨면서 성원을 보냈다.

이런 응원은 이민의 나라 미국에서는 보통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조국을 자기들끼리 모여 응원한다.

“미국인이라는 것은 도대체 누굴 말하는 것인가.” 미국의 월드컵 정적은 다민족국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으로 이어진다.

후쿠시마 신지 뉴욕지국

정리〓심규선 도쿄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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