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 경기장]<2>부산

  • 입력 2002년 5월 2일 17시 50분



“슛, 고오올 골인입니다.”“월드컵에서 첫 승리 아닙니까. 그것도 부산 ‘싸나이’가 해내고야 말았습니다. 이제 16강 도 ‘꿈’이 아닙니다.”

다음달 4일 폴란드를 상대로 한국팀 첫 경기가 열리는 부산 월드컵경기장에서 자원봉사자 겸 부산명예관광통역가이드로 활약할 오용웅(61)씨.

오씨는 1년전부터 이날 만을 생각하면서 부산의 관문인 김해공항과 국제여객터미널에서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부산에 오이소’를 수없이 외치고 또 외쳤다. 오씨의 ‘부산자랑’은 끝이 없다.뭐가 그렇게 부산엔 자랑할 게 많을까.오씨의 ‘부산 자랑’을 들어보자.

“부산이란 도시에는 인간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자유지대와 해방구’가 있다. 도심에는 서민들의 억센 사투리로 시끌벅적한 국내 최대의 수산물 시장 자갈치시장이 있고, 6.25당시 피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한국의 퐁네프 다리’ 영도다리가 있다. 밤이면 젊은이들의 해방구인 광안리 바닷가가 축제의 땅으로 변한다. 평소 긴장하고 움츠리고 살아가는 소시민들에게는 축구의 해방감만큼이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곳. 곰장어에다 소주 한잔, 동래파전에다 산성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면 일단 부산의 속살 구경은 마친셈이다.

영화 ‘친구’의 배경이 된 태종대 자갈마당과 범일동 굴다리, 삼일극장, 건어물시장에서의 기념촬영과 함께 재래시장인 국제시장과 부산진시장, 평화시장, 자유시장 등의 쇼핑도 좋다. 여기에 좀 더 문화적이고 점잖게 부산을 즐기고 싶은 관광객은 해운대 백사장에서 달맞이 고개로 넘어가는 것도 괜찮다. 해운대의 은빛 백사장과 갈매기떼는 예나 지금이나 부산관광의 진수. 백사장 바로 옆에는 2.7m의 상어에서부터 손톱만한 해파리까지 250여종 3만5000여마리의 물고기가 전시돼 있는 부산 아쿠아리움이 있다. 해뜨고 달뜨는 청사포를 굽어보는 달맞이 고개에는 ‘김성종 추리문학관’ 등 10여 군데의 문화시설이 부산문화의 멋을 풍긴다.

특급호텔과 레스토랑 카페도 즐비하고 정동진 만큼 아름다운 바다역인 송정역이 나그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전국에서 보기 드물게 봄 멸치회를 맛볼 수 있는 기장 대변항은 흥겨운 어부의 노래가 있는 아름다운 항구다.”

그러나 아무리 자랑거리가 많아도 지리에 어두운 외국인들이 한눈에 부산의 모습을 감상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그래서 오씨는 외국인이나 가족단위형 관광객들에게 ‘시티투어’를 적극 권한다.또한 부산 경남지역 박물관들이 마련 중인 월드컵 특별 전시회와 유적지 순례도 외국인들이 한국의 전통미와 문화를 알 수 있는 관광 및 견학코스라고 추천한다. 박물관전시회는 5월13∼ 7월10일 동래구 복천동 복천박물관의 ‘한국의 화폐전’, 5월3∼7월31일 남구 대연동 부산박물관의 ‘한국의 멋과 아름다움전’, 5월 29∼6월30일 경남 김해시 봉황동 김해박물관의 ‘한국 고대의 갑주전’등이 있다. 월드컵 관광상품은 아름관광(051-463-0084)이나 그레이스 트래블(051-731-1615) 새부산관광(051-851-0600) 등에서 이달 중순부터 다양하게 시판할 예정. 가격은 하루코스 기준 5만원 내외. 인터넷(www.busanworldcup.net)에서도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현대사에서 부산은 언제나 희망의 도시였고, 젊고 생기 넘치는 도시였습니다. 월드컵을 통해 21세기의 이정표를 세울 것입니다.”

오씨의 부산 찬가는 끝이 없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숙박-교통-외식 관광인프라 ‘수준급’

부산은 △숙박 △교통 △관광 △외식 등 외형적인 관광 인프라는 잘 갖춰져 있다.대회기간 중 부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원은 선수단과 취재진 관광객 등 모두 3만5000여명. 부산시는 여기에 맞춰 400여개의 숙박업소에 1만5000개의 객실을 확보했다. 해운대와 서면의 5개 특급호텔을 비롯해 400개의 지정숙박업소가 곳곳에 산재해 있어 월드컵 예선 3경기를 치르기에는 객실이 넉넉한 편이다.

특히 해운대와 송정 달맞이고개 송도 등 해안절경을 볼 수 있는 전망이 좋은 숙박업소들이 많아 외국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또 경기장과 숙박 관광지를 연결하는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 교통수단도 넉넉한 편이다.

그러나 외형적인 인프라에 걸맞지 않게 뒤떨어지는 교통질서 의식과 길거리에 나뒹구는 담배꽁초 등 문화적인 인프라는 아직 크게 부족하다.불법주차 등으로 인한 교통체증과 거칠기로 유명한 운전매너 등은 외국 손님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쓰레기와 담배꽁초가 나뒹구는 도심의 거리도 한국에 대한 인상마저 흐리게 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다 부산시민들이 월드컵에 무관심해 어디서 무슨 경기가 열리는 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축제분위기가 조성이 되지 않는 것도 큰 흠.

또 월드컵 기념상품점이 문을 열기는 했지만 외국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만한 특색있는 관광상품점 없다.

결국 부산에서 경기만 관전한 뒤 가까운 일본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도 높아 경기 외적인 부분인 쇼핑과 이벤트 등에 대한 준비가 절실한 상황이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부산서 경기갖는 우루과이등 5개국 선수단에 훈훈한 情을 나누어 드립니다”

받을수 있다. 출발일은 5월22일.02-755-4100

▶지난달 27일 부산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축구대회 부산시민 서포터즈 발대식.’총 2516명으로 구성된 부산시민서포터즈는 각국 선수단 응원 외국인 관광객 민박안내 등을 맡게 된다.부산〓최재호기자 choijh92@donga.com

부산에서 경기를 갖는 국가는 우루과이, 프랑스, 남아프리카공화국, 파라과이, 폴란드 5개국. 이들 국가의 교민들은 대부분 부산에 살지 않는다.

이에 따라 부산시와 시민들은 이들 국가의 선수들과 임원 등이 부산에 머물면서 훈훈한 정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친다.

통·번역과 응원, 선수단 환영식, 격려 행사, 민박안내 등의 지원을 맡을 시민들의 공식모임은 ‘부산시민서포터즈’. 현재 서포터즈는 파라과이 549명, 남아공 500명, 폴란드 210명, 프랑스 665명, 우루과이 592명 등 총 2516명.

전국 처음으로 팀이 구성된 우루과이서포터즈는 한국 원양어선의 전진기지인 우루과이에서 도움을 받은 부산 선원들이 모임을 주도해 지난달 3일 훌리오 쟘브루노 우루과이 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동래구 온천동 온천제일교회에서 발대식을 마쳤다.

프랑스서포터즈의 경우 한국전쟁 참전국이란 인연으로 보훈청에서 100여명이 참가해 지난달 23일 중구청 대강당에서 가칭 ‘브로빠(BROPVA)서포터즈’ 발대식을 가졌다.

남아공은 웨스턴케이프주가 2000년 부산과 자매결연을 한 도시여서 부산시가 나서고 있으며 종교가 가톨릭인 파라과이는 반여성당을 중심으로 성도들이 서포터즈에 적극적이다.

한편 부산시민서포터즈 임원 및 회원 2500여명은 지난달 27일 오후 3시 부산 월드컵경기장에서 합동발대식을 갖고 연합응원전과 국가별 응원전을 펼쳤다. 이날 발대식에는 폴란드 타데우시 호미츠키 대사와 남아공 시드니 바파나 쿠베카 대사, 프랑스 위베르 새댕 문화원장이 참석해 서포터즈와 한마음으로 뭉쳤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