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따라잡기]음주측정기

  • 입력 2002년 4월 28일 17시 25분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한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초콜릿이나 술 깨는 약을 먹고, 구강청정제로 입안을 헹군다. 그러나 음주측정기의 원리를 알면 이런 것들이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음주측정기는 일종의 ‘알코올 가스 센서’다.

음주측정기 안에는 백금 전극이 달려 있다. 알코올 분자가 백금 전극의 양(+)극에 달라붙으면 알코올이 전극에 전자를 하나 주고, 이 과정을 통해 전류가 흐른다. 내쉬는 숨 속에 알코올 분자▽가 많으면 그만큼 전자를 많이 주고 결국 전류의 세기가 커진다. 이 전류의 세기를 측정하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나온다.

음주 측정기에서 측정하는 것은 사실 호흡 속에 있는 알코올 농도다. 그런데 왜 진짜 피를 뽑는 것도 아니면서 혈중 알코올 농도라고 할까. 피는 허파를 돌면서 산소를 받아들이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낸다. 알코올 가스도 피에서 허파로 빠져나간다. 측정기는 호흡 속의 알코올 가스를 측정해 이를 혈중 알코올 농도로 계산해준다.

술을 마신 뒤에 구강청정제로 입안을 헹구면 음주단속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구강청정제에는 변형된 알코올을 집어넣는데 알코올 농도가 20∼30%나 된다. 소주보다 더 높은 것이다. 구강청정제를 하고 음주측정기를 불면 치사량에 가까운 혈중 알코올 농도 수치가 나온다.

초콜릿을 많이 먹어 입에서는 술 냄새가 안 나도, 음주측정기를 4∼5초 동안 불면 허파 속에 있는 알코올이 다 측정된다. 7∼8년 전 쓰던 구식 음주측정기는 초콜릿을 먹은 사람의 경우 알코올을 잘 감지하지 못했지만, 현재 사용되는 제품은 초콜릿에 방해를 받지 않는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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