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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4월 23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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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프랑스 학생과 시민 10만여명이 22일 ‘반(反) 르펜’ 시위를 벌이는 등 극우파의 부상을 경계하는 움직임도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열 가다듬는 좌파〓프랑스 좌파 정당들은 르펜 당수의 대선 결선 투표 진출을 사상 최대의 모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1차 투표의 최대 패배자인 사회당은 22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르펜 당수의 부상을 저지하기 위해 ‘저지 댐’ 구축을 선언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당수는 “공화국 후보인 시라크를 지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사회당은 또 6월에 있을 총선에서 현 연정파트너인 공산당 및 녹색당과 후보 단일화 문제를 적극 논의키로 했다. 총선에서마저 우파 또는 극우파에 패배할 수 없다는 위기 의식도 작용하고 있다. 녹색당 등 좌파 계열의 다른 정당들도 2차 결선 투표에서 자크 시라크 대통령을 지지하는데 합의했다.
이와는 별개로 이번 대선 패배에 대한 좌파내 책임 논쟁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좌파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좌파 고수파와 신자유주의적 정책 도입을 주장하는 중도파 사이의 노선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우파 역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시라크 대통령 등 우파 진영은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 시라크 대통령에게 투표해줄 것을 호소키로 했다.
▽‘반 르펜’ 시위〓22일 파리와 마르세유 등 프랑스의 주요 도시 20여곳에서는 학생과 시민 등 모두 10만여명이 ‘반 르펜’ 시위에 나섰다.
파리에서는 1만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좌우파는 르펜에 대항해 연합하라”“르펜은 파시스트”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으며 북부도시 릴에서도 1만여명이 거리로 나섰다. 특히 리옹과 스트라스부르, 랭스, 루앙에서는 고등학생들도 교실을 뛰쳐나와 가두집회를 갖고 “르펜은 히틀러이며 FN은 파시스트 조직”이라고 비난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반 르펜 시위대와 르펜 당수 지지자들 사이에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대규모 폭력사태는 없었다.
한편 2차 투표를 나흘 앞두고 실시되는 5월1일 노동절 기념집회에서는 좌파 등을 주축으로 한 반 르펜 시위대와 르펜 당수를 지지하는 국민전선도 파리 중심가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질 방침이어서 대규모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선대인기자 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