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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4월 10일 2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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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사직경기. 롯데는 삼성 선발 임창용의 7이닝 1안타 무실점 역투에 눌려 패색이 짙었지만 9회말 2사후 꿈같은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8회 1점을 얻긴 했지만 1-5로 뒤진 채 9회를 맞은 롯데는 삼성 마무리 김진웅으로부터 베로아와 조성환이 안타를 뽑아내 2사 1, 2루의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이어 롯데는 박현승의 왼쪽안타 때 2-5로 따라붙었고 김대익이 볼넷을 얻어 계속된 만루 찬스에서 김응국이 2볼에서 김진웅의 145㎞짜리 직구를 노려쳐 오른쪽 담을 넘기는 110m짜리 만루홈런으로 연결시키며 눈 깜짝할 새 승부를 뒤집었다.
프로야구에서 9회말 2사후 4점차 리드를 뒤집은 것은 이번이 처음.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은 95년 7월25일 당시 삼성의 이동수가 대구 한화전에서 기록한 이후 두 번째다.
광주경기에서는 현대가 박경완의 연타석 홈런을 비롯해 홈런 4방을 앞세워 4연승의 기아에 10-4로 역전승했고 잠실경기는 선발 만자니오가 8이닝 5안타 1실점으로 역투하고 조인성이 결승타를 터뜨린 LG가 두산에 2-1로 승리했다. SK와 한화는 난타전 끝에 6-6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끝내기 만루홈런 리스트 | ||||
호 | 날짜 | 타자(팀) | 이닝 | 결과 |
1 | 82.3.27 | 이종도(MBC) | 10 | 11-7 |
2 | 83.5.14 | 김진우(삼미) | 9 | 9-5 |
3 | 84.8.18 | 오대석(삼성) | 9 | 6-2 |
4 | 92.5.28 | 김영직(LG) | 9 | 9-5 |
5 | 93.7.22 | 최훈재(LG) | 9 | 7-3 |
6 | 95.7.25 | 이동수(삼성) | 9 | 7-6 |
7 | 98.7.5 | 조경환(롯데) | 10 | 9-5 |
8 | 01.6.12 | 강동우(삼성) | 10 | 10-6 |
9 | 01.6.23 | 송원국(두산) | 9 | 10-6 |
10 | 02.4.10 | 김응국(롯데) | 9 | 6-5 |
한편 인천 문학구장과 광주구장에선 닮은 꼴 ‘비운의 투수’인 한화 지연규가 SK전에, 기아 손혁이 현대전에 나란히 팀의 5선발로 시즌 데뷔전을 치러 눈길을 끌었다.
지연규는 90년대 초 국가 대표팀 기둥투수, 손혁은 공주고 시절 동기생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와 에이스를 다퉜던 재목. 지연규는 첫해인 92년 스프링캠프에서 부상해 96년까지 3승4패의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옷을 벗었다. 96년 LG에 입단한 손혁은 99년에 2년 연속 10승투수가 됐지만 이듬해 기아의 전신인 해태로 트레이드되자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지연규는 자존심을 접고 공개 테스트를 거쳐 지난해 한화에 복귀했고 손혁도 1년간의 방황을 끝내고 지난해 해태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또다시 시련이 찾아왔다. 지연규는 스프링캠프에서, 손혁은 복수를 별렀던 LG와의 시범경기에서 부상했다.
결국 이들은 다시 1년간 와신상담 끝에 이날 등판했고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약속이나 한 듯 5회 1사까지 2실점으로 막는 호투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