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규씨 日서 ´홍보쇼´…“30만마리 꿀벌과 번지점프”

  • 입력 2002년 4월 7일 18시 52분


“우리나라 양봉을 지구촌에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벌 수염’으로 기네스북에도 오른 안상규(安相圭·40·경북 칠곡군 동명면)씨가 월드컵 개막 직전 일본에서 깜짝 놀랄 ‘벌쇼’를 선보인다. 온몸에 꿀벌 30만마리를 붙이고 40m 높이에서 번지점프를 하는 것. 일본 후지TV는 이 기상천외한 장면을 전 세계에 생중계한다.

“벌꿀 수입이 개방되는 2004년에 싼 수입 벌꿀이 밀려오면 국내 양봉은 순식간에 위태로워질 겁니다. 벌꿀 생산은 꿀벌이 하는 역할의 100분의 1에 지나지 않아요. 꿀벌은 농업의 기둥입니다. 농산물의 꽃가루 수정에 절대적으로 중요해요. 꿀벌도 가축인데 소 돼지에 비해 너무 관심이 낮아요.”

안씨는 4일 제30회 양봉의 날을 맞아 양봉을 널리 알린 공로로 농림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안씨는 양봉과 꿀벌에 대한 세상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97년 자신의 몸에 꿀벌 4만마리를 붙이는 ‘기행’을 했다. 벌에 쏘이기를 수백번. 기네스북에 올랐지만 심장이 부어 호흡곤란에 빠지기도 했다. 현재 10만마리까지 붙였으며 5월 말 일본에서 최대 30만마리를 붙일 예정.

“5월이 되면 국내 벌꿀 생산의 90%를 차지하는 아카시아 꽃이 온 나라에 향수를 뿌립니다. 전국 곳곳에서 200억마리의 꿀벌이 아카시아꿀을 따기 위해 제주도에서 민통선까지 이동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꿀벌의 소중함을 함께 느꼈으면 해요.”

그는 78년 대구농고(현 대구자연과학고)에 입학하면서 콩알만한 꿀벌이 하루 5㎏가량 꿀을 만드는 부지런함에 감탄해 지금까지 꿀벌 1000만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대구와 칠곡에는 꿀벌박물관을 짓기도 했다.

“양봉 방식도 변해야 합니다. 꿀이 나는 식물을 계획적으로 재배할 필요가 있고 꿀샘을 빨아들이는 꿀벌의 혀를 지금보다 2배가량 길게 품종 개량도 해야 합니다.”

칠곡〓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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