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따블난’ 펀드의 운용비법

  • 입력 2002년 4월 5일 17시 09분


종합주가지수가 지난해 9·11 테러 이후 90% 안팎까지 오르면서 6개월만에 100% 수익률 을 올린 펀드들도 하나 둘 나오고 있다.

6개월 수익률이 100%라는 것은 이 기간 펀드에 가입한 모든 고객의 자산이 정확히 2배가 됐다는 뜻. 시장평균을 웃도는 고수익 펀드가 있는가 하면 같은 기간 수익률이 ‘한자리 수’에 머문 펀드도 적지 않다. 펀드를 고를 때 그만큼 더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수익률이 뛰어난 펀드들=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4일 현재 설정액이 100억원 이상으로 6개월 수익률이 100%을 넘는 펀드는 SK투신운용의 OK퍼스트 스텝주식B2 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 , 현투증권의 퍼펙트U성장주식1 과 바이코리아 엄브렐러나폴레옹1 , 바이코리아 IR우량기업주식2-2 등 5개다.

또 프랭클린템플턴의 템플턴골드 그로스 주식 과 하나알리안츠투신운용의 뉴베스트리서치 주식A-1 도 각각 99.91%, 93.24%의 수익률을 올렸다.

그러나 같은 주식형 펀드라도 6개월 수익률이 한자리에 머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주식형펀드도 주식편입 비율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는 만큼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 주식펀드 는 주식 투자비율이 60% 이상인 펀드로 가장 공격적 투자자에 적합하다. ‘주식자산배분펀드’는 주식 편입비율이 최고 70%를 넘지 못하며 안정혼합형은 최고 30%까지만 주식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보수적인 투자자에 가장 적합하다.

▽이렇게 수익률을 올렸다=성적이 시장 평균을 넘어섰다면 뭔가 특별한 게 있기 마련.

이들 운용사들은 자체 리서치팀을 갖춰 △투자대상을 선정하고 △기업을 탐방한 뒤 △투자의견을 제시받고 있다는 게 특징.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윤창선팀장은 “구두 굽이 닳는 만큼 수익률이 높아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자체 운용전략센터를 갖추고 있으며 이에 속한 10명의 애널리스트가 직접 발로 뛰며 발굴한 종목에만 투자한다는 것. 윤팀장은 “저 퍼(PER)주 중에서 부채비율이 200% 이하인 기업을 찾아낸 뒤 기업탐방을 거쳐 투자할 것인지를 최종 결정한다”고 말했다.

장동헌 SK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리서치팀을 활용해 미리 경기가 회복될 것을 예측하고 내수 관련주와 가치주에 집중 투자한 것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의 펀드매니저는 아예 애널리스트 출신. 경제상황 증시수급 등 각종 변수에 따라 시황을 예측하고 여기에 맞춰 매매하는 것이 아니라 저평가된 가치주를 찾는 것에 더 주력하기 때문. 템플턴이 발굴한 것으로 알려진 종목은 롯데칠성과 태평양이다. 다른 펀드가 시류에 타고 기술주 금융주 등을 추구할 때 저평가된 굴뚝기업을 찾아내 대박을 터뜨린리는 것.

템플턴은 또 자주 매매하지 않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많이 투자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해균 주식운용팀장은 “저평가된 종목을 찾아 목표주가를 설정해놓고 무조건 기다립니다. 매매도 1년에 몇 번 안합니다”고 말한다. 실제 지난해 템플턴 그로스 펀드의 회전율은 40%에 불과했다. 전체 금액의 40%만큼만 사고 팔았다는 뜻.

현대투자신탁운용은 “수익률이 높은 펀드매니저에게 더 많은 돈을 굴릴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병완 운용관리팀장은 “펀드매니저 4명을 경쟁시켜 수익률이 낮은 펀드매니저의 운용액을 수익을 잘 내는 펀드매니저에 넘겨주고 있다” 며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팀원들의 성과가 기대 이상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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