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우루과이 평가전 수비 무너져 1대2 패

  • 입력 2002년 2월 14일 17시 50분


이동국이 파블로 가르시아를 제치고 있다.
이동국이 파블로 가르시아를 제치고 있다.
한국축구의 ‘동맥 경화증’이 심각한 수준이다.

수비-미드필드-공격으로 이어지는 볼 전개가 갈수록 둔해지고 상대의 역습 스루패스에 수비라인이 일거에 무너지는 장면이 속출하고 있다. 어느새 ‘지는 법’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한국이 14일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센타나리오 구장에서 열린 홈팀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도 1-2로 져 무거운 걸음으로 귀국하게 됐다. 북중미골드컵대회에서 1승1무3패로 부진했던 아쉬움을 떨어내고자 했지만 한달 보름여에 걸친 전지훈련은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정확한 패스를 할 수 있는 재간둥이 미드필더와 팀을 리드할 대들보의 부재를 실감케 한 아쉬운 경기였다.

플레이메이커로 나선 송종국은 경기 전체를 읽는 시야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고 특히 수비라인은 이임생 심재원이 장기간 대표팀을 떠나 있다 급조된 사정을 감안해도 시종 우왕좌왕, 낙제점을 면키 어려웠다.

한국은 전반 6분 만에 어이없는 선취골을 내주며 악몽을 되풀이했다. 수비 뒷공간에 떨어진 우루과이 기구의 크로스패스를 레게이로가 센터링, 아브레우가 헤딩골로 연결하는 사이 한국 수비라인은 주심의 휘슬이 울리지 않았는데도 오프사이드로 판단, 압박을 늦추는 실책을 범했다.

한국은 11분 후 송종국의 위협적인 프리킥으로 분위기를 반전한 후 26분 김도훈이 이동국의 절묘한 센터링을 오른발로 살짝 밀어넣어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한국은 이후 주도권을 잡았으나 전반 종료까지 몇 차례의 골찬스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후반 들어 공은 완전히 우루과이의 손으로 넘어갔다. 한국은 어려운 상황에서 볼을 받은 이동국의 슈팅 감각이 간간이 돋보였지만 상대의 빠른 측면돌파와 역습 크로스패스에 수비 라인이 와해되면서 9분 아브레우에게 또 한골을 헌납한 후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은 16일 귀국, 전력을 추스른 후 내달 6일 스페인으로 떠나 튀니지 핀란드 터키와 잇달아 평가전을 치른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히딩크 감독〓어찌됐건 지는 것은 기분 나쁜 일이다. 전반전에서 주도권을 잡고도 2골을 내준 것은 순진한 실수에서 비롯됐다. 죽은 볼이라고 미리 판단하고 수비수가 멀리 걷어내야 하는데 어중간하게 패스하려다 빼앗겨 연달아 실점했다.

실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을 반전시켜야 하는데도 그러질 못했다. 같은 실수를 거듭해서는 안 된다. 0-1로 뒤지다 만회골을 넣은 것은 칭찬할 만하지만 올 들어 가장 다양한 공격을 보여주었고 미드필드에서도 잘하고도 한 골밖에 넣지 못한 것은 마무리 능력 부족이었다. 일부 선수가 멍청한 짓을 했다. 주도권을 잡고도 리드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평가전

우루과이 2-1한 국

득점〓아브레우(전6분, 후9분·우루과이) 김도훈(전26분·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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