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 '그것이 알고싶다'…20대후반 조폭 일상 동행취재

  • 입력 2002년 2월 14일 17시 24분


영화 ‘친구’이후 불고 있는 ‘조폭 신드롬’이 조직폭력배를 미화한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SBS ‘그것이 알고 싶다-조폭, 어느 행동대장의 고백’(밤 10·50)는 16일 한 조폭의 일상을 쫓아 그 실체를 밝힌다. 지방에서 활동하는 조폭 A파의 권모씨는 20대 후반인데도 연수입 2억원을 올리는 조직의 행동대장이다. 제작진은 최근 조폭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있다는 그를 설득해 3박 4일간 동행취재에 나섰다.

권씨의 하루는 조직의 자금원 관리에서 시작된다. 이들의 자금원이란 사창가를 무대로 한 카드깡과 유흥업소의 보호비 갈취, 고리의 사채. 권씨는 사창가와 유흥업소, 채무자 등 자금원을 ‘단속’한 뒤 나머지 시간을 후배 ‘교육’에 쏟는다.

대개 고교 2, 3년때 조폭 세계에 들어서는 행동 대원들은 6년 정도 합숙하며 선배들에게 폭력 기술을 전수받는다. 이들의 임무는 조직의 작전을 행동에 옮기는 것으로 이유도 모른 채 살인을 저지르고 선배를 대신해 교도소에 들어가기도 한다. 선배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 조폭 세계의 규칙은 지난해 8월 어이없는 사건을 낳기도 했다. 일본 총리의 신사참배에 반대해 단지(斷指)시위를 벌였던 조폭 B파의 조직원들은 경찰의 내사를 피해 애국단체로 위장하려는 두목의 명령에 손가락을 잘라야 했다.

제작진은 청소년들이 조폭의 실태를 모른 채 조폭 세계의 화려한 겉멋에만 빠져들고 있다고 경고하며 그 사례도 소개한다. 중학교 졸업반인 민기(가명)와 승호(가명)는 교내 폭력써클의 1, 2인자로 단지 멋있다는 이유만으로 조폭을 꿈꾼다. 그러나 권씨를 지켜본 제작진은 조폭의 음모와 배신, 비정함을 제대로 안다면 민기같은 청소년들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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