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김용숙씨…여승무원 첫 2만5000시간 비행

  • 입력 2002년 2월 1일 18시 27분


“맡겨진 일 하나 하나에 최선을 기울이다 보니 현재에 이른 것 같습니다.”

1일 국내 항공사 여성 승무원 가운데 최초로 비행 시간 2만5000시간을 돌파한 김용숙(金龍淑·51) 대한항공 수석 사무장. 객실 승무부 소속인 그는 “1시간 내에 도착하는 국내선에서 기내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하늘에서 보낸 시간만을 따져도 3년이 됐습니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가 세운 비행 기록 2만5000시간은 국내 민간 항공 역사상 남자 승무원도 5명만 달성했을 정도로 드문 기록이다. 거리로 환산하면 지구를 536바퀴를 돈 셈이다.

“처음 승무원이 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손님은 항상 어렵고 잘 모셔야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강산이 세 번 바뀔 때까지 큰 과오 없이 지내온 것 같습니다.”

73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그는 지금까지도 ‘서비스 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베테랑 스튜어디스. 현재도 월 평균 70여시간을 비행하며 후배 승무원들을 이끌고 있다.

경희대 사학과 출신인 그는 외국 역사와 문물에 관심이 많아 승무원 일을 즐기면서 해왔다고 말했다. 바쁜 업무 때문에 혼기를 놓쳐 아직도 미혼이라는 그는 승객들이 감사 편지나 선물을 보내올 때는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덧붙였다. 김 사무장은 “항상 젊은 감각을 유지하게 해주는 비행 시간이 즐겁다”며 “하늘에서 정년을 맞는 것이 소망”이라고 밝혔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