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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25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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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억800만원이나 하는 월드컵 로열박스 티켓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거래하는 외국 기업의 회장단을 ‘세계인의 대축제’인 월드컵에 모시기 위한 한국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 때문이다.
특히 ‘떠오르는 13억명의 시장’ 중국을 노리는 많은 기업들 사이에는 ‘중국전’ 관람권을 확보하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일부 기업에서는 인기 있는 입장권을 확보하지 못한 담당 임직원을 문책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돈이 아무리 비싸도…〓월드컵조직위원회에서는 일반석과 별도로 전국 10개의 경기장마다 로열석 표를 팔고 있다. 서울 상암경기장의 경우 로열석인 ‘스카이 박스’를 A에서부터 E 등급까지 분류한 뒤 12석짜리를 패키지로 팔고 있다. 12명이 3경기를 볼 수 있는 A석은 무려 2억800만원짜리. B석은 1억8100만원, C석은 1억5700만원이다. 가장 싼 E석은 3경기 1인 관람권이 850만원이다.
이처럼 엄청난 관람비에도 불구하고 로열석 티켓은 없어서 못 구할 형편이다. 스카이박스석은 구장이 잘 보이는데 자리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TV나 인터넷 등이 갖춰져 있다. 또 음식과 음료가 초특급 호텔 수준만큼 제공되고 출입통로나 주차장이 전용으로 갖춰져 있어 ‘VIP’를 모시기에는 그만이다.
서울의 경우 A석과 B석은 이미 동이 났다. 현대자동차 포스코 대한항공 한컴(한화계열) 등이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후원업체들과 함께 A석을, KT(옛 한국통신) KTF SK그룹 SK텔레콤 현대정유 주택은행 크라이슬러 도이치뱅크 등이 B석을 차지했다. C, D, E석도 대부분 팔린 상태.
서울을 제외한 인천 수원 대전 전주 대구 울산 등 지방에서는 아직까지 관람권 여유가 좀 남아 있다.
스카이박스보다는 못하지만 1등석도 인기가 높다. 개막전, 4강전, 8강전, 경기장별, 최강전 패키지로 나눠 판매되는 ‘프레스티지’는 LG전자 대한항공 삼성전자 LG칼텍스정유 한국타이어 등이 이미 선점했다.
▽중국전 티켓은 무조건 확보하라〓중국전 티켓은 일반석도 발매 10분만에 매진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축구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이 앞다퉈 한국행을 선택했기 때문. 로열석도 상황은 비슷하다. 월드컵조직위원회에는 “중국전 티켓은 무조건 확보하라는 회장님의 지시가 있었다”는 기업들의 민원이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중국전 티켓만 따로 된 패키지 상품은 없어서 중국 경기가 열리는 서울 광주 제주의 관람권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증권은 제주 광주의 프레스티지 패키지를 두 개나 구입했으며 연합철강 포스코개발 포스코 대선MAP 등이 중국전 티켓을 기다리고 있다. 심지어 중국과 통신교류를 강화하는 정보통신부도 장관급을 초청하기 위해 중국전 티켓 잡기에 나섰다.
월드컵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중동지역의 왕세자나 나이키회장 같은 거물급을 모시기 위해 티켓이 꼭 필요하다는 기업들의 민원이 많다”며 “내년 1월 3일부터는 패키지로 묶인 관람권이 개별 판매도 가능하게 되므로 로열석은 조만간 거의 다 팔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드컵 서울 경기장 로얄석 예약현황 가격 (패키지기준) 확보기업 스카이박스 A석 2억800만원 현대차 포스코 대한항공 한컴(한화계열) 등 스카이박스 B석 1억8100만원 KT KTF 대우조선 SK그룹 SK텔레콤 주택은행 크라이슬러 현대정유 등 스카이박스 C석 1억5700만원 모엣헤네시 파라다이스 제일은행 G&B월드 등 프레스티지 골드
또는 실버192만∼710만원 LG전자 삼성전자 대한항공 LG칼텍스 한국타이어 등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바로잡습니다▼
서울경기장의 스카이박스표를 산 곳은 한화그룹 계열의 ‘한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