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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24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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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비중은 올 6월 50.5%를 넘어선 이후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998년 이전까지만 해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30%선에 불과했다.
60년대 경제개발이 시작된 이후 처음 나타나는 이 같은 돈 흐름의 변화를 놓고 경제전문가들은 서로 다른 진단과 처방을 내놓고 있다.
▽기업에 돈이 가야 한다〓최근 돈의 흐름이 비정상적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은 기업으로 돈이 더 공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LG경제연구소 오문석 박사는 “미국처럼 증시나 채권시장이 발달하지 않은 한국에서 금융기관이 기업대출을 꺼리면 기업의 투자가 감소해 잠재 경제성장률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가계대출은 수천만명의 고객 데이터가 수십년간 축적돼 있는 토양에서 가능한 것인데 국내 은행들은 별다른 준비도 없이 가계대출을 너무 빠른 속도로 늘리고 있다”며 “가계 빚이 크게 늘어난 뒤 경기가 나빠지면 소비가 더욱 위축되고 금융기관도 부실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돈의 흐름 변화는 당연한 것〓한국개발연구원(KDI) 금융팀의 함상문 박사는 “경제개발이 시작된 이후 정부는 가계로 갈 돈의 흐름을 차단시켜 기업에 몰아줘 왔다”며 “외환위기 이후 이런 인위적인 장벽이 없어지면서 돈이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은행의 개인고객담당인 김영일 부행장도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개인여신 비율이 여전히 낮다”며 “그동안 억눌려 있던 소비자금융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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