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금호생명 신세계 정복 “꿈만 같아”

  • 입력 2001년 12월 21일 17시 33분


‘얕보지 말란 말이야.’

만년 꼴찌 금호생명 팰컨스가 확 변했다.

금호생명은 21일 홈인 인천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뉴국민은행배 2002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신세계 쿨캣과의 경기에서 104-101로 역전승을 거뒀다. 벌써 2승(1패)째.

금호생명은 그동안 단 한번도 꺾어보지 못한 올 여름리그 챔피언 신세계에 거둔 첫 승이라 ‘기쁨 두배’였다.

금호생명이 ‘잘나가는’ 이유는 용병 두 명을 한꺼번에 쓸 수 있는 신생팀의 특권때문.

창단 후 이번 겨울리그가 벌써 네 번째 대회참가이지만 이전엔 똘똘하지 못한 용병선발 탓에 특권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첫 지휘봉을 잡은 신동찬 감독은 시즌 직전 용병 세 명을 ‘함량미달’이란 꼬리표를 달아 미국으로 쫓아버렸다.

그리고 새로 뽑은 선수가 셰리 샘(가드)과 라타샤 바이어스(포워드). 용병 3명을 보유할 수 있지만 한 명은 아직도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않았다.

어렵게 한국무대에 설 수 있게된 샘과 바이어스는 모험과도 같은 신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막강화력 신세계는 전반에만 웬만한 팀 한경기 총 득점과 같은 70점을 올렸다. 금호생명은 이보다 20점이나 적은 50점.

그러나 금호생명의 추격은 대단했다. 방법은 개인기가 좋은 샘이 1대1 공격을 하고 나머지 4명은 모두 반대편에 포진하는 이른바 아이솔레이션 작전.

금호생명은 3쿼터 종료직전 샘이 오픈찬스에서 던진 회심의 3점슛이 꽂히면서 83-82로 역전에 성공한 뒤 재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만리타향에서 포인트가드를 보는 샘은 이날 31득점 중 후반에만 27점을 몰아넣어 한국농구 맛을 확실히 감지했다.

국민은행 세이버스는 천안에서 현대 하이페리온에 81-80으로 1점차 승리를 거두고 3연승을 질주했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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