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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14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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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주상복합 개발붐을 타고 한 건의 사업으로 수십∼수백억원의 이익을 남기는 ‘미다스의 손’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2년 전 벤처붐이 무색할 정도다.
올해 서울 수도권에 공급된 오피스텔 주상복합은 4만8000여가구로 금액으로는 7조8000억원어치에 달한다. 이 중 3만9700가구, 6조1700억원어치가 디벨로퍼의 손으로 개발됐다.
부동산 개발은 땅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 디벨로퍼는 개발 방안을 세우고 땅 매입부터 기획 자금조달 마케팅 분양 사후관리까지 책임지는 전문가다. 대형 건설업체들은 이제 시공분야로 역할이 줄어들고 있다.
디벨로퍼는 엄청난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 상장 건설업체 중 올해 주가 상승 선두권인 LG건설의 1인당 매출액은 11억원. 1인당 순이익은 5000만원선이다. 그러나 부동산 개발업체인 신영의 1인당 매출액은 30억원, 1인당 순이익은 2억원을 넘는다. 오피스텔 개발업체인 P&D는 7명의 직원이 650억원의 매출을 올려 1인당 매출액이 100억원에 육박한다.
6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호텔에서 열린 일반 리츠(부동산투자신탁회사) 1호 에이팩리츠 투자 설명회에는 당초 예상의 두배가 넘는 1000여명이 몰렸다. 이 중 절반 이상은 디벨로퍼나 디벨로퍼 지망생. 리츠 회사의 투자처를 디벨로퍼가 만들기 때문이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개발 실적을 가진 디벨로퍼가 1년 새 10배 이상 늘어 100여명에 이른다”며 “개발사업에 나설 예정자까지 합치면 1000여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디벨로퍼의 역할도 넓어져 금융 법률검토 사후관리까지 해결한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파이낸싱 분야. 신영은 농협에서 200억원을 조달해 죽전 프로방스아파트 사업을 진행했고 테라윈은 은행권에서 400억원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일으켜 목동 상봉동 등에 오피스텔을 개발하고 있다. 사업 자체의 수익성을 금융권에 이해시킨 덕분이다.
디벨로퍼 바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신영 정춘보 사장은 “개발 과정의 변수가 워낙 많아 디벨로퍼로 성공하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다”며 “성공 여부는 장기간에 걸쳐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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