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2 '한중일 삼국지', 선정-왜곡된 장면 많아 눈총

  • 입력 2001년 12월 5일 18시 18분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아시아 3국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는 취지로 지난달 신설된 KBS2 ‘파워쇼 한중일 삼국지’(월 밤 8·20)가 오락적 요소에만 치중해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남성 리포터들의 여성 리포터들에 대한 지나친 신체 접촉과 성희롱적 발언.

이 프로는 3일 각국의 전통 의상을 비교하면서 남성 리포터가 ‘일본 전통의상 기모노를 입을 땐 속옷을 입지 않는다’는 것을 부각시킨 뒤 기노모 차림의 일본 리포터에게 “당신도 속옷을 안 입었느냐”고 물었다.

3국의 스튜어디스를 소개하는 대목에서도 지상렬은 “인공호흡을 하라”며 말이 통하지 않는 중국인 스튜어디스를 억지로 끌어안으려하는 등 지나친 신체 접촉을 일삼았다.

편협한 시각에서 각국의 문화를 비교하는 것도 문제다. 최근 세 나라의 화장실을 비교하는 코너에서는 중국 빈민가의 공중 화장실과 한국, 일본의 호텔급 화장실을 대조시켜 중국에 대한 왜곡된 인상을 심어줬다. 또 엽기적 장면이나 설정도 잦다. 중국 온천의 ‘커피탕’을 소개하는 대목에서는 온천수에 우유를 섞어 ‘밀크 커피’라며 남자 리포터에게 마시게 했고 일본 온천에서는 팬티가 물에 젖어 곡선이 드러나는 카메라맨의 엉덩이가 그대로 화면에 나왔다.

‘한중일 삼국지’가 한달간 매번 이같은 내용을 내보내자 KBS 인터넷 게시판에는 비난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문화의 상대성을 이해시키기는커녕 문화적 치욕감을 조장한다” “비판의식이 부족한 청소년들이 상대국의 문화를 왜곡되게 해석할까 걱정이다” 등.

최종을 책임프로듀서는 “외주 프로그램인데다 해외 제작물이어서 KBS측과 프로그램 컨셉트에 차질이 생겼다”면서 “PD도 통제하기 어려운 출연자의 돌출 발언과 행동이 프로그램을 선정적으로 몰아가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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