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을 말한다]사물놀이와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푸리2'

  • 입력 2001년 11월 29일 18시 28분


작곡가들에게 ‘전통의 현대화’ 또는 ‘전통음악과 서양음악의 접목’은 고민스러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나 역시 꾸준히 전통과 현대의 접목을 시도하면서 혹시 단순히 전통음악의 형식을 빌어오는 것이 되지 않을까, 외면적인 양식만을 흉내내는 것이 아닐까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1983년 작곡한 사물놀이와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마당’에서 나는 농악 장단을 소재로 민속악기인 쇠, 징, 장고, 북과 서양식 관현악단이 만나도록 했다. 이 작품은 1995년 유엔본부 총회의장에서 열린 유엔창설 50주년 축하음악회에서 정명훈 지휘 KBS교향악단과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협연으로 소개된 바 있다.

그 다음 작업으로 나는 한국의 전통무속 장단이 서양의 관현악단과 만나도록 하는 작품을 구상했다. 그 작품이 1984년에 발표된 협주곡 ‘푸리’다. 여기서 푸리란 우리 전래 무속에 나오는 살풀이, 액풀이, 고풀이 등을 뜻하는 것이다. 이 작품이 연주상 난해하다는 연주자의 의견을 받아들여 새로 만든 작품이 이번에 선보이는 ‘푸리 2’다.

작품은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째 거리 ‘비나리’는 복을 비는 고사덕담의 장단으로 시작해 빠른 무속적인 춤의 분위기를 표현했다. 둘째 거리 ‘시나위’는 시나위 가락의 도입부에 ‘청배가락’ 등이 이어지는 느린 부분이다. 셋째 거리 ‘푸너리’는 동해안 오귀굿의 장단을 서두로 무속 음악의 정점이라 할 엑스터시를 보여주려고 했으며 빠른 자진가락으로 끝을 맺는다.

강준일(작곡가·민족음악인협회 이사장)

▼공연안내 ▼

# 12월1일 오후7시반

#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 정치웅 지휘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사물놀이 한울림 출연

# 글린카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 브루흐 '스코틀랜드 환상곡'도 연주

# 1만~3만원

# 02-764-6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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