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98년 대세상승기' 벤치마크하라

  • 입력 2001년 11월 27일 18시 51분



‘이제는 98년 하반기의 대세상승기를 참고할 때.’ 이달 초까지만 해도 최근 두달가량의 주가 상승세를 1월과 4월의 ‘반짝 랠리’에 비교해서 설명하던 전문가들이 서서히 98년의 대세상승기와 비교하기 시작했다.

교보증권 김승익 투자정보팀장은 “현재 주식시장 흐름은 경기 반전을 직전에 둔 초기 상승국면으로 볼 수 있다”면서 “따라서 향후 주가 흐름은 98년 대세상승 진입 때와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98년 대세상승기의 초기 국면을 98년 9월23일부터 99년 1월11일까지로 설정했다. 당시 81일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은 120%였고 이번 상승기에는 40%가량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김 팀장은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당시와 비슷하다는 점을 꼽았다.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누적 순매수 비중을 따져본 결과 최근 41일간의 추이는 98년 상승기 초기 41일간의 추이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예탁금의 경우 시가총액에 대한 고객예탁금의 비중은 현재 3% 수준으로 98년보다 오히려 높은 수준.

김 팀장은 “증가세가 둔하긴 하지만 현재 고객예탁금이 적은 수준은 아니라는 의미”라며 “이 같은 판단에 따라 업종별 움직임도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98년 당시에는 증권 은행 건설 유통 등 대중주의 상승폭이 컸다.

대신경제연구소 성진경 연구원은 “미국도 나스닥지수와 다우지수의 상승세가 4월 랠리 때를 뛰어넘는 수준”이라면서 “경기 회복이 본격화하지 않아 섣불리 대세상승기에 진입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최근 주가 흐름은 98년 대세상승기를 연상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서울증권 이영 연구원은 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 움직임을 비교했다. 이 연구원은 “98년 대세상승 초입 국면 때도 지금처럼 외국인의 누적 포지션이 순매도 상태에서 순매수 상태로 돌아섰다”면서 “외국인의 선물 매수 규모 확대로 선물지수의 상승률이 종합주가지수 상승률보다 높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선물시장이 강세를 보인다는 것은 외국인을 비롯한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증시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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