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포커스]"고개숙인 선수들"

  • 입력 2001년 11월 15일 13시 34분


"히딩크호에는 엇갈리는 명암속에 고개숙인 남자들이 있다는데..."

한국축구대표팀이 3차례의 평가전을 성공적으로 끝내자 한쪽에서 한숨을 내쉬는 선수들이 생겼다.

한때는 국가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했지만 이젠 히딩크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는 선수들.

바로 김도훈(31·전북), 김병지(31·포항), 홍명보(32·가시와), 이동국(22·포항) 등.

김도훈은 정규리그의 부진이 대표팀에까지 이어지면서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도훈은 히딩크호의 A매치에서 3골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빼어난(?) 활약을 선보였지만 주전이 거의 굳혀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대표팀 발탁 자체가 불확실하다.

히딩크 초기에만해도 주전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던 김도훈은 유럽파인 설기현(22·안더레흐트), 안정환(25·페루자)에 밀리기 시작했고 J리그파인 최용수(28·제프이치하라)와 황선홍(33·가시와)과도 경쟁이 힘들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리베로 홍명보 역시 자신의 입지를 점점 잃어가고 있는 상황.

뛰어난 선수임에는 틀림없지만 세월을 이길 장사 없듯이 홍명보 역시 체력적인 부담으로 인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송종국(22·부천)이라는 신예가 자신의 자리를 완전히 차지하고 있으니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지 않는다면 2002년 월드컵 출전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여기에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이탈해 있는 고종수(23·수원) 역시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히딩크의 황태자로 활약하던 그가 잠시 대표팀을 비운 사이 이천수(20·고려대)와 최태욱(20·안양) 등 자신의 포지션에 신세대 스타들이 일취월장한 기량으로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게다가 유상철(30.가시와)까지 플레이메이커 자리를 넘보고 있어 부상에서 회복된다 하더라도 주전자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이들 세선수는 대표팀 주전의 꿈을 접을 단계는 아니다.

가장 심각한 상황에 빠진 선수는 바로 이동국과 김병지.

독일에서의 방황과 병역문제 등으로 선수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동국은 7기 히딩크호에 합류, 세네갈전에 출장했으나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에 투입된 설기현, 안정환이 상대적으로 월등한 플레이를 펼쳐 그의 존재를 약화시키기만 했다.

5-6명이 경합하고 있는 스트라이커 부분에서 주전을 확보하기엔 아직까지 기량이 못미친다는 것이 정설.

김병지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대표팀 수문장 1순위는 이운재. 그 뒤를 김용대가 뒤를 잇고 있다.

김병지의 경우는 경쟁자들과 엇비슷한 실력이지만 안정감면에서 뒤지면서 대표팀 합류 자체가 불투명하다.

한때는 한국축구를 호령했던 대표팀의 터줏대감들. 이젠 세월이 흘러 대표팀 합류자체가 불투명해졌으니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새삼 절실하게 느껴진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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