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북스/이동현]부하에게 업무주도권을 주라

  • 입력 2001년 11월 9일 18시 42분


▼'몽키 비즈니스' 월리엄 언컨 3세 지음/200쪽 1만500원/예지▼

이 책이 설명하고 있는 독특한 주제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저자가 제시한 ‘원숭이’라는 개념을 잘 이해해야 한다. 저자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프로젝트를 진척시키기 위해 다음 번에 이루어져야 할 주도적 행위, 흔히 과제라고 부르는 개념을 ‘원숭이’라고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조직에서 일하는 구성원들은 누구나 자신의 원숭이를 키우고 있다. 문제는 조직에서 이 원숭이들이 한 사람에게 몰리고, 특히 상사에게 원숭이를 떠넘기려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왜 부하들은 항상 일에서 벗어날 궁리만 하는 반면 관리자들은 언제나 시간이 부족해 허덕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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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관리자의 역할을 판매원, 회계사, 저술가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나 일반 직원들과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전문직 종사자나 일반 직원은 적은 시간에 보다 많은 일을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왜냐하면 이들의 최종적인 성과는 바로 자신들이 산출해 낸 결과물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관리자의 최종 성과는 그들의 판단과 영향력으로 통제 가능한 조직 내외의 다양한 인력들이 집단적으로 산출해 낸 결과물에 좌우된다. 따라서 관리자는 자신이 내리는 판단과 발휘하는 영향력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데 시간 관리의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자신이 직접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부하들에게 명확한 임무와 권한을 주고 이들이 주도적으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조직을 이끄는 것이 더 중요하다. 관리자가 리더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때, 자신은 항상 시간에 쫓기게 되고, 부하 직원들도 사기가 떨어지며 그 결과 회사의 성과도 나빠지게 된다.

이처럼 저자는 부하 직원들이 해야 할 일을 직접 챙기면서 항상 바쁘다는 관리자들의 잘못된 행태를 원숭이라는 비유를 통해 재미있고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의 최대 장점은 원숭이라는 은유법을 통해 조직 생활에서 우리가 흔히 당면하는 문제를 쉽게 그러나 매우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관리자들의 딜레마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상사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기다리고 무엇을 할지 묻기만 하는 부하들만 있다면 이미 실패한 리더라고 할 수 있다. 부하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행동으로 옮기고 나아가 자유롭게 행동하고 일상적으로 보고하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리더의 책임이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효과적이고 성공적인 업무 위양을 위한 6가지 룰을 제시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리더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조치는 자신이 키울 원숭이, 즉 관리할 수 있는 적절한 수의 핵심 과제를 정의하는 것이다. 나머지 원숭이를 먹이는 책임은 반드시 부하 직원들의 몫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부하 직원들의 과제를 관리자가 직접 처리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조직을 망치는 일이다. 한창수 옮김, 원제 ‘Monkey Business’(2000)

이동현(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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