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비슷한 이름에 투자자는 헷갈려

  • 입력 2001년 11월 8일 18시 41분


“지난번에 자네가 산 종목이 뭐라고 그랬지?”

“어, 그게 디 뭐였는데….?”

한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1500여개 종목 중에는 그 이름이 비슷해 투자자를 헛갈리게 하는 종목들이 적지 않다. 특히 지난해 코스닥 열풍 이후 이름만 봐서는 뭐 하는 회사인지 모르는 종목들이 그 이름까지 비슷한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의 머리를 아프게 한다.

투자자들이 가장 헛갈려 하는 종목은 디아이 디와이 디지아이 디피아이 디이시스 등 ‘디’자 돌림 종목들. 특히 디아이와 디와이의 구분이 어려운데 디아이는 거래소에 상장된 반도체 장비 제조 회사고 디와이는 코스닥에 등록된 금형제조전문업체다.

나머지 이름이 비슷한 디지아이는 ‘디지털 그래픽스(Digital Graphics)’의 약자고 디이시스의 ‘디’도 ‘디지털’의 약자지만 디피아이는 ‘대한페인트잉크’의 줄임말로 돌림자의 성격이 다르다.

‘한빛’이 들어간 종목 중에는 워낙 유명한 한빛은행을 빼고 나면 코스닥시장에 등장 시기가 비슷한 한빛네트와 한빛소프트가 특히 헷갈린다. 한빛네트는 8일부터 매매가 시작된 사이버 교육솔루션 업체고 한빛소프트는 내년초 등록 예정인 게임 유통업체.

코스닥에 등록된 코네스 코닉스 코레스 코맥스 4개사도 어지간히 집중하지 않으면 구분이 쉽지 않다. 코네스는 인터넷 종합 교육서비스업체고 코닉스는 종합계기 생산 업체며 코레스는 알루미늄 압출제품, 코맥스는 비디오폰을 각각 만드는 회사다.

신한은행과 신한증권은 ‘신한지주’라는 새 이름으로 통합돼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역시 거래소에 상장된 ‘신한’은 신한그룹과 아무 상관없는 건설회사. 반면 상장기업인 건설화학은 이름에서 연상되는 건설업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도료 생산 회사.

회사 이름이 너무 길고 복잡해 투자자를 괴롭히는 경우도 있다. ‘티피씨메카트로닉스’나 ‘썬택인포메이션시스템’ 정도면 뭐 하는 회사인지는 고사하고 종목 이름을 암기하기도 어렵다. 코스닥 등록 종목 중 가장 길고 복잡한 이름을 가진 종목은 고압트랜스 전문생산업체인 ‘코리언일랙트로닉스파워소스’로 사명(社名)이 13글자나 된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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