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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31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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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MVP, 신인왕을 뽑는 프로야구기자단 투표에선 그야말로 두산-삼성의 한국시리즈 6차전 명승부처럼 역전, 재역전의 접전이 펼쳐진 끝에 ‘국민타자’ 삼성 이승엽(25)이 MVP의 영광을 안았고 한화의 ‘차세대 거포’ 김태균(19)이 신인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날 투표에선 MVP와 신인왕 후보가 모두 과반수 득표를 하지 못해 프로야구 20년 사상 처음으로 두 부문 모두 재투표를 실시했다.
먼저 신인왕 1차 투표 결과는 82표의 유효표 가운데 김태균이 딱 절반인 41표를 얻었고 삼성 박한이가 39표로 2위. 투표결과 뒤 50%의 표를 얻은 김태균이 신인왕으로 탄생했다고 후보자 선정위원회에서 발표했다. 하지만 잠시 후 기자단 회의를 한 결과, “국회에서도 정확히 50%는 과반수 통과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김태균과 박한이의 재투표를 결정. 순간 한화 관계자들은 “결과가 뒤집히는 게 아니냐”며 사색이 됐다.
MVP 투표에서도 홈런왕인 이승엽이 33표, 투수 3관왕인 LG 신윤호가 35표로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신인왕에 이어 2차 투표에 들어갔다.
접전이 되리라 예상됐던 신인왕 결선투표에서 김태균은 박한이를 10표차로 여유있게 눌렀고 이어진 MVP 투표에선 이승엽이 막판 몰표로 역전승을 따냈다. 당초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신윤호와 주전으로 130경기에 출전한 박한이가 각각 MVP와 신인왕으로 유력시됐던 예상이 완전히 뒤집어진 것.
이승엽은 홈런왕에 오른 97년과 99년에 이어 개인통산 3번째로 정규시즌 MVP가 됐다. 일본 고베에서 열리는 4개국 친선대회 때문에 시상식에 참가하지 못한 김태균은 전화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더 잘 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