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中 500羅漢중에 신라승려 있다"

  • 입력 2001년 10월 14일 18시 36분


중국 불교 선종사찰의 오백나한(五百羅漢) 속에 당(唐)대의 유명한 승려로 신라 출신인 무상(無相,684∼762)선사가 455번째 나한으로 모셔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불교춘추사 발행인 최석환씨는 최근 중국 선종사찰인 쓰촨(四川)성 나한사(羅漢寺), 윈난(雲南)성 공죽사()竹寺), 광저우(廣州)시 서래사(西來寺), 저장(浙江)성 천녕사(天寧寺) 등의 오백나한을 차례로 답사,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월간 ‘선문화(禪文化)’ 10월호에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나한이란 아라한(阿羅漢)의 약칭으로 본래 원시불교에서 최고의 도를 성취한 사람을 지칭한다. 중국의 오백나한은 석가모니의 직제자와 선종사의 뛰어난 선사를 함께 모심으로써 강한 토착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게 특징이다. 이에 반해 인도 한국 등의 오백나한은 석가모니 열반후 경전결집에 참가한 그의 직제자만을 모시고 있다.

중국 불교사원 연구의 권위자인 베이징(北京)대 명예교수 바이화원(白化文)이 서문을 쓴 ‘오백나한(1998년, 베이징연산출판사 발행)’이란 책은 무상선사가 오백나한 중 455위임을 소개하면서 그가 신라국에서 당 현종때인 728년 중국에 들어와 처적(處寂)선사에게 배웠으며 쓰촨성 청두(成都)에서 가르칠 때 피난온 현종이 그를 찾아 예우를 갖췄다고 쓰고 있다. 이 책에 거명된 오백나한은 주로 남송때의 ‘건명원 석각(乾明院 石刻, 1134년)’에 나오는 명칭과 순서를 따른 것이다.

송고승전(宋高僧傳)에 따르면 무상선사는 신라 성덕왕의 셋째 아들이다. 그가 중국에 건너간 728년은 혜능(慧能)의 남종선과 신수(神秀)의 북종선이 분열할 때로, 그는 남종 북종과 구별되는 염불선 위주의 정중종(淨衆宗)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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