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의문실종 여대생 유전자감식으로 사망 확인

  • 입력 2001년 10월 12일 19시 00분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양승규·梁承圭)는 유전자 감식을 통해 91년 12월 창원대 교육학과 2학년에 재학 중 실종된 탁은주(卓銀珠·여)씨의 사망 사실을 10년 만에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진상규명위원회 문덕형(文德炯) 상임위원은 이날 “실종된 탁씨의 변사체로 추정되는 유해를 8월 부산 금정구 소재 무연고 사망자 묘역에서 발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한 결과 변사자가 탁씨와 동일인물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조사과정에서 경찰청 및 낙동강변 관할 경찰서를 상대로 신원 미상의 20대 여자 변사체 처리기록을 샅샅이 뒤진 결과 92년 1월 부산 강서구 봉림동 서낙동강 강변에서 50여m 떨어진 수면 위로 떠오른 여자 변사체가 실종당시 탁씨의 인상착의와 비슷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 유해를 국과수에 감식의뢰 했었다.

탁씨는 91년 12월 민주화운동 동아리 참교육연구회 회장직을 맡아 전교조 해직교사 복직과 합법성 쟁취 등 관련행사에 참가한 뒤 연구회 사무실에 가방을 놓아둔 채 실종됐다.

위원회는 탁씨가 실종된 뒤 참교육연구회 앞으로 보내온 마지막 편지에 “세상과의 모순을 극복해갈 수 없는 자신이 싫었다. 세상과 타협하기 싫다”고 적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탁씨의 죽음에 부당한 공권력이 개입했는지 여부와 함께 실종된 날부터 사망하기까지의 과정, 사망원인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박민혁기자>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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