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마지막 출전…더 열심히 뛰어요"

  • 입력 2001년 10월 12일 18시 34분


1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 전국체전 배구 여자 일반부 첫 경기를 가진 현대건설 배구단 선수들은 도로공사에 승리를 거두고도 밝은 표정이 아니었다. 이번 체전이 ‘공식적’으로 참가하는 마지막 대회이기 때문. 현대건설은 이달 초 경영난을 이유로 이번 체전까지만 배구단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98년 10월부터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은 대표팀의 ‘단짝’ 강혜미(27·사진 왼쪽)와 장소연(27사진 오른쪽)은 답답하기만 하다. 부산 경남여고 동기생인 강혜미와 장소연은 97년 말 이미 전 소속팀이던 SK케미칼이 해체돼 1년여간 ‘방황’했던 경험이 있다.

“팀 사정이 어려우니 힘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죠. 그래도 열심히 해야하긴 하는데….”

강혜미는 “경비 절감 때문에 천안에 숙소를 잡지 못하고 용인 훈련장에서 1시간30분씩 버스를 타고 경기에 나선다”고 말했다.

장소연은 8월 그랑프리대회에서 오른쪽 새끼손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지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대회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다. 그래도 침체된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선수들에게 사기가 얼마나 중요한데요. 분위기를 바꿔 보려고 해도 잘 안 되네요.”

장소연의 얼굴에서 스파이크를 성공시킨 후 지어 보이던 환한 미소가 금세 사라지고 있었다.

<천안〓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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