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숨막히는 4위싸움 또 엉켰다

  • 입력 2001년 9월 27일 00시 18분


“이보다 더 재미있을 수 있을까.”

피 마르는 4위 다툼속에서 매일 순위가 뒤바뀌는 프로야구 중하위권팀들의 혼전은 26일에도 계속됐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인천경기에선 7위 SK가 ‘에이스’ 에르난데스의 역투를 발판으로 4위 한화를 3-2로 힘겹게 잡았다. SK는 1회 1사 2루에서 양현석의 적시타와 안재만의 2점 홈런으로 뽑은 3점을 에르난데스-오상민으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진’으로 지켜냈다.

선발 7이닝 6안타 2실점으로 14승째(13패)를 올린 SK 선발 에르난데스는 삼진을 7개 추가, 올 시즌 211개로 탈삼진왕을 굳혔다. 에르난데스는 남은 1경기에서 13개를 보태면 84년 최동원(현 한화코치)이 세운 시즌 최다 탈삼진(223개)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이날 한화가 패함으로써 경기가 없었던 기아는 ‘어부지리’로 4위 자리를 탈환했다. 한화와의 승률 차이는 불과 0.001. 남은 경기수가 많아 4위 싸움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었던 한화는 4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기아 롯데 등이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거둘 경우 남은 6경기에서 5승1패를 해야 자력으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상황까지 맞게 됐다.

대구에선 김성근 감독이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으로 지휘봉을 잡은 LG가 삼성을 11-4로 대파하고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LG는 마해영에게 1회와 5회 연속으로 2점 홈런을 얻어맞으며 5회까지 2-4로 뒤졌지만 6회와 7회 한 점씩 쫓아가 동점을 만든 뒤 8회초 양준혁이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결승홈런을 날렸다.

LG는 남은 5경기에서 전승을 거두어도 자력으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는 상태지만 나머지 팀들의 경기 결과에 따라 실낱같은 가능성은 남아 있는 상태.

LG의 ‘수호신’ 신윤호는 5-4 한 점차로 앞선 8회 등판,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세이브를 따내 31세이브포인트(13구원승 18세이브)로 두산 진필중(30세이브포인트)을 제치고 구원부문 단독 선두에 나섰다. 신윤호는 5경기, 진필중은 3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일단 신윤호의 구원왕이 유력한 상태. LG 양준혁은 홈런 포함해 4타수 2안타로 타율 0.354를 기록, 타격왕에 한발 다가섰다.

잠실에서 두산은 안경현의 만루홈런을 발판 삼아 현대를 10-5로 눌렀다. 그동안 하위팀들과의 대결에서 2진급 선수들을 내보내 4연패에 빠졌던 두산은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대결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 이 경기에선 구자운-이경필-이혜천-박명환 등 에이스급들을 총동원하고 타선에서도 주전들을 포진시켜 승리를 따냈다.

두산은 0-0인 3회 9번 김호부터 2번 장원진까지 3연속 안타로 2점을 뽑은 뒤 안경현이 무사 만루에서 좌측담장을 넘는 ‘그랜드슬램’을 터뜨려 승기를 잡았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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