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침입자 나타나면 애벌레도 "으르렁"

  • 입력 2001년 9월 24일 18시 51분


나뭇잎을 갉아먹고 사는 애벌레의 성난 목소리가 처음으로 포착됐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갈고리나방 애벌레. 애벌레는 조용히 나뭇잎을 갉아먹는데 열중하는 것으로 생각해왔다.

캐나다 오타와대학의 제인 야크 교수 연구팀은 18일자 ‘미국 과학원보’(PNAS)에 애벌레들이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소리’를 무기로 쓴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이들은 침입자가 다가올 때 조용한 방이라면 4∼5m 떨어진 곳에서도 들을 수 있는 여러 단계의 경고음을 내보낸다.

애벌레는 우선 배에 나있는 돌기로 나뭇잎을 쓸어 1차 경고를 내보낸다. 그런데도 침입자가 물러나지 않으면 턱으로 나뭇잎을 두드리거나 문질러 2차 경고를 한다. 마지막 경고는 1, 2차 경고음이 동시에 나가는 형태였다.

야크 교수는 “애벌레는 바람이 불거나 나뭇잎이 흔들릴 때는 조용히 있는 반면 침입자가 다가올 때만 소리를 내는 것으로 봐서 이 소리는 분명 자신의 영토임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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