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보안업체 "테러특수 잡아라"

  • 입력 2001년 9월 23일 20시 43분


미국 테러사태 영향으로 국내 보안경비업체들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고층건물일수록 폭발물 테러에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미국의 상당수 기업은 수십만달러의 비용을 들여 전자출입 및 적외선 장치, 감시카메라 설치에 나섰다. 경비 인력도 대폭 증강하고 있다.

국내의 건물주들도 이를 ‘강건너 불’로만 보지는 않고 있다. 국내 대형 빌딩 보안경비 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에스원(일본 세콤 지분 25%)과 캡스(미국 타이코그룹 지분 100%)에는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에스원의 조의수 과장은 “테러 사건 이후 빌딩관리시스템(BMS)이나 도청 감청을 막는 통신보안시스템 등을 신설하기 위한 문의 전화가 평소보다 2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캡스의 박부갑 홍보팀장은 “이미 보안, 방재시스템을 구축한 빌딩관리업체들도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문의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보안경비업계는 매년 평균 10%의 성장률을 보였다. 업계는 작년 1조3000억원에 이르는 보안경비시장이 5년 뒤에는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세계 2위의 보안경비업체로 영국 왕실경비에 참여하고 있는 영국계 ‘첩(chubb)’이 국내에 첩시큐리티코리아를 설립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국내 보안경비업계는 세계 보안경비업계의 ‘빅 3’인 세콤과 캡스, 첩의 3파전이 예상된다. ‘빅 3’외에 120여개에 이르는 중소 무인전자경비업체들의 경우 대형 업체와의 협력 제휴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첩은 지사 설립 이전부터 15개 중소 보안업체와 제휴를 맺어 2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국내 무인경비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에스원, 99년 1월 미국 타이코그룹이 1억달러를 투자해 인수하면서 자본금이 대폭 늘어난 캡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캡스는 올 2월에는 30억원을 들여 서울 삼성동과 장안동 등 2곳에 종합관제센터를 설치하는 이중관제시스템을 국내 처음으로 선보였다. 한쪽 관제시설(상황실)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것.

에스원은 하반기에 신용카드 교통카드 전자화폐 등을 보안카드와 연결한 ‘보안겸용 스마트카드’를 발급하며 저변을 넓힐 계획이다.

후발업체인 첩은 서울 삼성동 본사에 최첨단 모니터링센터를 세우는 등 내년 말까지 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첩시큐리티코리아의 이준구 사장은 “광범위한 시설투자와 기술개발, 대규모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보안경비산업의 국내 서비스는 ‘빅 3’의 경쟁으로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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