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펀드 투자도 "개미는 서러워"

  • 입력 2001년 9월 17일 19시 14분


《국내 대부분의 투신운용사들이 펀드를 관리할 때 기관과 개인을 포함한 ‘거액 고객’을 일반고객보다 훨씬 더 우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거액 고객의 돈을 더 신경써서 관리할 것이라는 추정은 있었지만 그 실태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본보 금융부가 민주당 조재환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단일고객 비중 75%이상인 단독펀드자료를 펀드평가사인 스탁2펀즈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밝혀졌다. 3개월이상 된 10억원이상 채권형펀드를 대상으로 단독과 일반펀드의 수익률을 비교했다.》

▽의혹이 현실로〓장부가 평가를 적용하는 펀드를 제외한 단독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수익률은 2.5%였다. 개미투자자들이 돈을 맡기는 일반펀드의 같은 기간 평균수익률은 1.7%로 집계됐다. 두 펀드의 수익률 차이는 0.8%포인트로 연환산으로는 3%포인트가 벌어진다.

운용사별로는 하나알리안츠투신운용의 수익률 차이가 2.9%포인트로 가장 컸다. 연환산하면 11.5%포인트의 격차다. 초저금리로 마이너스금리에 허덕이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 11.5%포인트는 엄청난 차이가 아닐 수 없다.

장부가 평가를 적용하는 단독펀드는 일반펀드보다 수익률이 1.3%포인트(연환산 5.1%포인트) 더 높았다.

단독펀드의 수익률이 일반펀드를 능가한 것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거의 대부분의 투신운용사에서 마찬가지였다. 다만 교보투신운용은 단독펀드가 일반펀드보다 수익률이 0.8%포인트 더 낮았다. 삼성과 서울 세종투신운용은 전산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운용의 실태는〓거액 고객은 돈을 맡기면서 ‘특별관리해달라’는 주문을 함께 한다. 상당수 거액 고객들이 매일매일 운용성과를 체크하고 불만도 제기한다. 종전에는 50억∼100억원 정도, 요즘에는 500억∼1000억원의 돈을 가져오는 고객들의 입김이 세다. D운용사 관계자는 “거액 고객은 운용사 선택권을 쥐고 유리한 조건을 챙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운용사로서는 거액 고객이 돈을 빼내가면 막대한 피해가 뒤따르기 때문에 단독펀드에 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일반펀드 안에 있는 금리가 낮은 채권을 팔아 단독펀드에 집어넣는 불법편출입도 적지 않게 일어났다는게 운용업계의 고백이다.

운용업계의 ‘단독펀드 우대’는 일반투자자들의 손실로 돌아온다. 운용사들이 펀드실적을 내세울 때 단독펀드를 포함시키지만 일반투자자들은 가입할 수 없다.

▼바로잡습니다▼

하나알리안츠투신운용과 대신투자운용의 단독펀드와 일반펀드의 3개월 수익률 차이와 연환산 차이는 0.50%포인트, 2.01%포인트와 0.45%포인트, 1.83%포인트입니다.

채권형펀드 최근 3개월 수익률

운용사

펀드유형

차이

단독

일반

수익률

연환산

하나

3.0

0.1

2.9

11.5

외환

2.6

0.6

2.1

8.4

신영

2.8

0.9

1.9

7.4

대신

2.3

0.7

1.6

6.4

아이

1.7

0.1

1.5

6.2

한빛

2.3

0.8

1.5

5.8

조흥

2.1

0.7

1.4

5.6

한일

2.2

0.8

1.4

5.6

한화

2.5

1.1

1.4

5.5

굿모닝

2.0

0.8

1.2

4.7

동양

2.2

1.1

1.1

4.3

미래에셋

2.6

1.6

0.9

3.8

삼성

2.9

2.0

0.9

3.8

동원

2.4

1.6

0.7

3.0

동부

2.3

1.6

0.6

2.5

태광

2.6

2.0

0.6

2.5

주은

2.7

2.0

0.6

2.5

현대

2.3

1.8

0.5

1.9

한국

2.4

2.0

0.4

1.6

국은

2.4

2.0

0.4

1.6

제일

1.7

1.3

0.4

1.5

SK

2.4

2.0

0.4

1.5

템플턴

2.3

2.0

0.3

1.4

LG

2.3

2.0

0.3

1.2

대한

2.3

2.2

0.1

0.6

신한

2.5

2.4

0.1

0.5

교보

2.4

3.2

-0.8

-3.2

<이진·김승련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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