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 뚫는다"…보안업계 하반기 '펄펄'

  • 입력 2001년 9월 13일 19시 39분


《정보기술(IT) 보안업체들이 불황타개의 '기대주'로 급상승하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의 '정보보안 업체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다른 종목들이 바닥을 기는 사이 보안업체들은 연이은 상한가 행진으로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등 분석기관들은 정보보안 산업이 하반기 코스닥 시장의 최고 테마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보보안업체의 상승세는 △바이러스 및 해킹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고 △정보통신기반보호법 등 정부 지원이 꾸준히 계속되고 있으며 △보안업체 수주물량의 3분의 2 가량이 하반기에 집중되고 △우량업체가 코스닥에 잇따라 진입하고 있는 점 등에 비롯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뜨거워만 가는 인기〓지금까지 코스닥시장을 이끌어 온 정보보안업체는 장미디어, 퓨처시스템, 사이버텍홀딩스, 한국정보공학 등 4개사. 이들은 IT업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강한 테마주를 형성했다. 지난달 14일에는 시큐어소프트가 합류했다.

이 중 가장 선전하고 있는 ‘터줏대감’은 퓨처시스템. 이 회사는 최근 알려진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2%나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계속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가상사설망(VPN)업계 1위라는 ‘이름값’과 하반기에 대부분의 매출이 발생하는 보안업계의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 무엇보다 정보통신기반보호법에 의해 11월 정보보호업체로 지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점도 주가에 상승탄력을 주고 있다.

시큐어소프트는 등록 후 11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상승률이 돋보였다. 증시전문가들은 공모 없이 직상장한 가격메리트와 방화벽 분야에서 35%가 넘는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상당한 추가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닥 등록 보안관련 벤처기업
이름주력분야작년 매출액거래 여부
장미디어공개키기반구조(PKI)43억원거래중
사이버텍홀딩스방화벽150억원거래중
한국정보공학기업용 보안솔루션264억원거래중
퓨처시스템가상사설망(VPN)189억원거래중
시큐어소프트방화벽215억원거래중
안철수연구소바이러스 백신131억원거래중
소프트포럼공개키기반구조(PKI)96억원10월중 거래
이니텍공개키기반구조(PKI)68억원10월중 거래
인젠침입탐지(IDS)82억원9월 심사청구
하우리바이러스 백신40억원예비심사 진행
어울림정보기술방화벽132억원예비심사 진행

▽새 간판스타 합류로 ‘2차 랠리’ 예고〓13일 안철수연구소가 거래를 시작한 데 이어 4·4분기에는 소프트포럼, 이니텍 등이 코스닥에 합류할 예정.

안철수연구소와 소프트포럼은 백신과 공개키기반구조(PKI) 인증에서 국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업체다. 이니텍도 PKI 부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등장은 뜨거워진 시장에 불을 붙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선도업체’의 대거 등록에 따라 코스닥시장의 보안 테마가 더욱 탄탄한 기반을 가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안철수연구소의 경우 주당 공모가가 2만3000원이지만 장외가격인 7만원까지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는 분석가들이 있다.

▽옥석(玉石) 가려질 것〓하지만 이들의 등장으로 먼저 코스닥에 입성한 업체들의 주가가 조정될 가능성 또한 높다.

특히 정보보안 전문업체가 선정된 이후에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리라는 예상. 실적이 나오는 회사들은 고성장을 누리겠지만 그렇지 않은 업체는 주가의 ‘거품’이 빠질 수도 있다.

LG투자증권 오재원 연구원은 “안철수연구소, 소프트포럼 등 각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는 보안업체들이 속속 코스닥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력없는 몇몇 보안주들은 주가가 빠질 조짐이 이미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금부터 옥석을 가리는 작업에 들어가라고 충고한다. 연말에는 시큐어소프트와 방화벽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어울림정보기술과 백신시장 3위인 하우리가 코스닥 예비심사 결과를 통보받게 된다.

<박현진·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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