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US오픈]휴위트 '20세 제왕'…'지는 별' 샘프러스 완파

  • 입력 2001년 9월 10일 18시 35분


천하를 호령하던 ‘코트의 제왕’도 세월의 흐름 속에서 쓸쓸히 퇴장을 맞아야 했다.

1990년 US오픈에서 19세의 어린 나이로 우승하며 스포트라이트를 활짝 받았던 피트 샘프러스(30·미국). 메이저 대회에서 통산 최다인 13차례나 정상을 밟은 그였지만 30줄에 들어선 나이 만큼은 속일 수 없었다.

10일 뉴욕 플러싱메도의 국립테니스센터에서 막을 내린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대회인 US오픈 남자단식 결승. 최근 17개 대회에서 단 1승도 못 올렸던 샘프러스는 명예회복을 노렸으나 호주의 샛별 레이튼 휴위트(20)에게 0-3(6-7, 1-6, 1-6)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샘프러스는 대회 통산 최다승 타이인 5승 달성에 실패했으며 92년 이후 해마다 한 개 이상의 메이저 우승컵을 안았으나 올해에는 무관으로 시즌을 접었다. 특히 사상 최연소로 우승했던 이 대회를 재기의 발판으로 삼으려 했기에 허탈함은 더욱 커 보였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준우승.

반면 ‘뜨는 별’ 휴위트는 ‘지는 해’ 샘프러스의 긴 그림자를 밟고 화려한 스타 탄생을 알렸다. 샘프러스 이후 가장 어린 나이로 정상에 오르며 자신의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것. 우승상금은 85만달러. 샘프러스는 “휴위트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빨랐으며 내가 그랬듯 앞으로 10년은 그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호주 애들레이드 태생인 휴위트는 주니어 시절 유망주로 주목받으며 언제나 자신보다 나이 많은 선수들을 눌렀고 17세 때인 98년 프로에 뛰어들었다. 1m80, 65㎏으로 뛰어난 체격조건은 아니지만 스피드를 앞세운 스트로크가 위력적이며 누구와 싸워도 이길 수 있다는 두둑한 자신감이 강점.벨기에 테니스선수인 킴 클리스터스가 여자 친구로 대회 때마다 서로 응원을 해주고 늘 붙어 다녀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번 대회 때도 손까지 잡고 돌아다녔고 결승이 끝난 뒤에는 둘이 키스까지 하며 뜨거운 애정을 과시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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