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음]윤천주 전문교부장관 별세

  • 입력 2001년 9월 9일 18시 37분


문교부 장관을 지낸 원로 정치학자 윤천주(尹天柱) 박사가 8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

경북 선산 태생인 윤 박사는 일본 도쿄(東京)대 정치학과를 수료하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고려대 정경대 학장, 민주공화당 초대 사무총장, 제7대 국회의원, 부산대 총장, 서울대 총장 등을 역임했으며 78년 학술원 회원이 됐다.

윤 박사는 한국 정치학을 한 차원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특히 ‘행태학적 접근법’을 도입, 초창기 투표 행태가 관권 금권 등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을 보였다는 ‘준봉투표(遵奉投票)’ 개념을 확립했다. 그는 정치발전은 정치제도의 변화에 앞서 정치인과 국민의 정치행태 및 문화가 탈바꿈해야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사회조사에 의한 실증적 선거행태의 분석을 강조했다.

이는 당시 독일 국가학의 영향으로 제도적 역사적 철학적 접근에 매달렸던 국내 정치학에 미국의 정치행태론 및 정치문화론을 접목시켜 실증적 연구 체계를 수립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가 펴낸 ‘한국 정치체계:정치 상황과 정치 참여’(63년)와 ‘투표 참여와 정치 발전’(68년)은 이 같은 연구를 집대성한 정치학 명저로 꼽힌다.

윤 박사는 교육계와 학계에 기여한 공로로 62년 서울시 문화상과 76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정희(李貞姬·75) 여사와 장남 대근(大根·동부제강 사장), 차남 태근(台根·사조아메리카 사장)씨 등 2남 2녀가 있다. 한나라당 주진우(朱鎭旴) 의원과 외교안보연구원 이서항(李瑞恒) 교수가 사위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이며 발인은 12일 오전 9시 서울 성북구 돈암동천주교회, 02-760-2011, 2014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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