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전윤철장관 "강봉균이가…" 노골적 불만 토로

  • 입력 2001년 9월 4일 18시 58분


전윤철(田允喆·사진) 기획예산처장관이 현정부에서 재정경제부장관을 지낸 강봉균(康奉均)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핏대’라는 별명을 지닐 만큼 직설적 성격의 전 장관은 최근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발언을 자제해왔으나 얼마 전 나온 “한국 등 동아시아는 외환위기 때보다 지금이 더 어렵다”는 강 원장의 ‘경고’에 대해 감정이 폭발한 것.

전 장관은 4일 기자간담회를 갖던 중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이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며 “전세계 경제가 도미노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강 원장이 유독 한국만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때보다 더한 위기가 온다고 하니 말이 되는 소리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 장관은 감정이 격앙되자 “강봉균이가…”라며 직책까지 생략하는 등 불편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전 장관이 분을 삭이지 못한 결정적 계기는 3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일부 야당의원으로부터 강 원장의 발언을 근거로 “KDI원장도 우리 경제를 어렵게 보고 있다”는 질타를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원장은 지난달 30일 한 강연에서 “미국경제의 조기회복 가능성이 희박해져 한국 등 동아시아 경제는 97년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 경제 조기회복론에 근거했던 우리 경제의 4·4분기 회복전망도 사실상 어렵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최영해기자>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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