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이형택 "입맛 세계화…김치 안먹어도 괜찮아"

  • 입력 2001년 8월 27일 18시 32분


US오픈에 출전한 이형택(삼성증권)은 한국을 떠난 지 한 달이 좀 넘었다. 지난 주까지 북미지역을 돌며 각종 대회를 뛴 그는 기름지고 느끼한 현지 음식 대신 맵고 짠 한국 요리가 그리울 법도 하다.

하지만 이형택은 오히려 숙소 호텔이나 경기장 선수 식당에서 제공되는 피자 스테이크 샐러드 등을 즐기고 있다.

요즘은 좀 덜하지만 불과 수년전만 하더라도 국제대회에 나간 운동선수는 대개 김치와 밑반찬 등을 한국에서 가지고 가 끼니 때 마다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밥과 고추장을 입에 넣어야 힘도 제대로 쓴다는 얘기가 돌 정도였다.

그러나 이형택의 생각은 다르다. 어디를 가든 먼저 현지 음식에 적응을 잘 해야 운동도 잘 할수 있다는 것. 워낙 해외 원정이 많은 그로서는 입맛의 세계화가 시급한 과제였던 셈.

26일 식사를 하던 삼성증권 김일순 코치는 신세대답게 다양한 입맛을 지닌 이형택을 보며 옛 추억 한가지를 떠올렸다. 1980년대 중반 국가대표로 뛸 때 한 겨울 미국 원정을 왔는데 당시 막내로 숙소 뒷마당에 김치가 담긴 그릇을 묻었다는 것. 행여 김치가 시어 버릴까봐 멀리 타향에서 꽁꽁 언 땅에 삽질까지 했다고 한다. 이형택은 그런 김코치를 보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뉴욕〓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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