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청주 충북대병원 두달넘게 파업

  • 입력 2001년 8월 15일 22시 30분


충북지역의 유일한 3차 진료기관인 충북 청주의 충북대병원이 노사간 극한대립으로 지난 1년여동안 100일이 넘게 파업을 벌여 도민들이 심한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6월 13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파업은 14일 현재 전국 대학병원중 최장기인 63일째로 접어들었다.

충북대병원의 파업은 지난해에도 5월 31일부터 40일간 계속돼 지난 14개월여 동안 파업기간이 무려 103일에 달한다.

이 병원의 노사간 쟁점은 퇴직금 누진제,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화, 기본급 인상 등.

노사는 지금까지 30여 차례에 걸쳐 협상을 벌였지만 의견 차이를 전혀 좁히지 못하고 있다.

13일에는 김동호 병원장이 노조측의 대자보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이다 노조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입원, 협상 창구마저 폐쇄된 상태다.

또 이원종(李元鐘)충북지사와 주자문(朱子文)충북대총장 등이 수차례 직접 중재에 나섰으나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같은 장기 파업으로 가장 큰 불편을 겪는 것은 환자들.

병원측은 일부 간호사들의 파업 참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종전 8시간 3교대였던 근무방식을 12시간 2교대로 전환했지만 파업의 장기화로 근무자들의 피로가 누적되면서 안정적인 진료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다리수술을 받고 한달째 입원하고 있는 한 환자(46)는 “간호사들이 병실을 찾는 횟수가 줄어 들었고 링거 주사약이 떨어져도 연락을 해야 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병원측은 11일 부분 직장폐쇄 조치를 내렸고 13일에는 경찰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했다.

청주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노사대화를 통한 해결이 불투명한 만큼 충북도 등 관계기관이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해 대화를 주선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주〓장기우기자>straw@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