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서울銀 매각시한 연말로 늦출수도"

  • 입력 2001년 8월 13일 18시 47분


서울은행 매각 협상이 꼬이고 있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13일 KBS1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김종찬입니다’에 출연해 “서울은행 매각협상이 결렬됐을 때를 대비, 비상계획(컨틴전시플랜)을 마련해놓고 있다”며 협상 결렬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이날 “서울은행은 해외 펀드와 매각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협상내용을 밝힐 만큼 성숙된 게 없다”며 “6월 말에서 9월 말로 연장된 서울은행의 매각시한을 필요할 경우 다시 연말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5조원 가량의 공적자금이 투입돼 예금보험공사가 최대 주주인 서울은행은 도이체방크의 자회사펀드인 도이체방크캐피털파트너스(DBCP)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9월을 시한으로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DBCP는 “30∼50%의 지분만 사들이겠다”며 경영권보다는 단기시세차익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인수후 추가로 발생하는 부실에 대한 손실보전(풋백옵션)을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협상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 공적자금 관리위원회는 DBCP의 풋백옵션 요구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방침이다.

금감위는 서울은행 매각 협상이 결렬될 경우 △우리금융지주회사로의 편입 △제3의 은행과 합병 등을 대안으로 고려 중이다.

그러나 금감위 관계자는 “당초 서울은행 매각 결렬시 우리금융지주회사에 편입시킨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었지만 현재 편입된 은행들만으로도 삐걱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은행과의 합병도 마땅한 인수 희망자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위는 서울은행 노조 등이 주장하고 있는 독자생존에 대해서는 △은행 대형화의 추세에 비춰 경쟁력이 없고 △공적자금을 투입한 취지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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