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美 무인 우주폭격기 개발 再추진

  • 입력 2001년 7월 29일 19시 02분


미국 정부는 출격 후 30분 안에 지구상의 어떤 목표물도 폭격할 수 있는 차세대 폭격기 ‘X33’ 개발 계획을 다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LA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우주폭격기’로 불리는 이 무인 폭격기는 로켓 발사 원리를 이용해 고도 96㎞의 대기권 밖을 장거리 미사일처럼 비행한 뒤 목표물을 폭파하게 되는데 조종사가 탑승할 수도 있다. 비행 고도는 기존 폭격기보다 최고 10배, 항속은 15배 가량 빨라 현재의 어떤 방공망으로도 격추시키기 어렵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10억달러를 들여 록히드마틴사와 함께 5년간 추진해온 이 폭격기 개발 계획을 기술적인 문제와 추가비용 등을 이유로 3월에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최근 군 현대화 계획의 하나로 이 폭격기 개발을 다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미 합참의장으로 유력시되는 랠프 에버하트 우주사령부 사령관(공군 대장)도 이 우주폭격기 개발계획을 지지하고 있어 미 정부가 재추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이 같은 국방부 계획에 대해 일부에서는 우주를 전장으로 만들 수 있다며 비판하고 있지만 미 국방부는 폭격 대상이 지구상에 있는 만큼 우주공간을 무기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우주폭격기 구상은 1930년대 오스트리아의 과학자 오이겐 상거가 처음 제기했다. 당시 그는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 총통에게 로켓처럼 우주공간을 날아가 미국 뉴욕을 폭격할 수 있는 전투기 ‘실버 버드(Silver Bird)’ 개발 계획을 건의한 바 있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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