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전 한화 김태균 인데요 장종훈선배 닮았대요"

  • 입력 2001년 7월 27일 18시 22분


‘언제든 불러만 주세요.’

붙박이 주전도 아닌 고졸 신인이 무서운 기세로 그라운드를 휘젓고 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루키 내야수 김태균(19)이 그 주인공.

올시즌 유난히 눈에 띄는 새내기가 드문 가운데 김태균은 ‘제2의 장종훈’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맹타를 날리고 있다. 하늘같은 선배에 밀려 아직은 대타로 간간이 타석에 나서고 있지만 ‘미완의 대기’로 불리며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것.

김태균은 26일 대전에서 벌어진 삼성전에서 팀이 2-4로 뒤진 9회말 2사 후 8번 강인권의 대타로 등장,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2점 짜리 동점홈런을 날려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비록 이날 팀이 연장에서 패해 맥이 풀리기는 했어도 김태균은 필요할 때 한방을 쳐주는 해결사의 면모를 톡톡히 과시했다.

김태균은 26일 현재 올 시즌 팀이 소화한 88경기의 딱 절반인 44경기에만 출전했다. 그러나 타율 0.323에 2루타 7개, 홈런 6개, 19타점을 올리며 주전 못지 않은 활약을 펼쳐보였다. 특히 장타력은 0.583으로 팀 내 1위를 달리며 호쾌한 ‘한방’을 자랑하고 있다.

1m84, 88㎏의 당당한 체구인 그는 천안북일고 시절 타고난 장타자로 이름을 날렸고 계약금 1억6000만원, 연봉 2000만원에 한화의 1차 지명을 받았다. 야망을 품고 뛰어든 프로무대였지만 시즌 초반엔 줄곧 벤치신세였다.

하지만 5월 들어 몇 차례 대타로 장타를 날린 덕분에 코칭스태프의 신임을 받았고 어느새 주목할 ‘샛별’로 떠올랐다. 어떤 상황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대담한 승부근성을 앞세워 한번 찾아온 기회를 덥석 물어버린 것.

한화 이광환 감독은 “장래가 밝은 재목”이라며 “타격 소질이 있고 어린 나이답지 않게 중요한 고비에서도 제몫을 톡톡히 해준다”고 칭찬했다.

1루수로서 약한 수비능력이 단점이지만 대성할 자질이 있다는 게 이 감독의 얘기.

김태균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얼마를 뛰든 하나하나 배워나간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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