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포커스] 통합은행장 선출로 은행주 상승세 이어갈까

  • 입력 2001년 7월 27일 08시 16분


통합은행장(국민+주택) 선출을 계기로 은행주들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인가.

11월 출범하는 자산규모 173조원의 통합은행장으로 김정태 주택은행장이 선출됐다. 국민은행 노조는 즉각 '김행장의 선임은 무효'를 주장했다. 자산규모가 적은 주택은행에서 통합은행장이 나온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그렇지만 시장은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은 물론 은행주들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주택(+4.1%) 국민(+3.4%) 하나(+4.8%)은행 등이 상승을 주도했다. 이에 힘입어 은행업종지수도 이틀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장전문가들도 김정태 통합은행장의 선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류재철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김행장의 선출로 주택과 국민은행의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나머지 우량은행도 동반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통합은행장의 선출로 합병결렬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

소매금융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김행장의 발표처럼 통합은행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은 한단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의 목표가격을 당초 전망치보다 10%씩 상향조정했다. 주택은행은 3만 6300원, 국민은행은 2만 1500원으로 제시했다.

이승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통합은행장 선출이 두 은행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실적호전과 하반기에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통합은행장 선출로 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준재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합병추진과정의 불협화음으로 주가가 조정받으면 과감히 매수에 나서라고 권한다. 국민은행 노조가 반발했듯이 통합작업의 부작용으로 두 은행의 주가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하지만 통합은행의 시장지배력과 자산규모를 감안하면 '저가매수 기회'라는 게 그의 입장이다.

다만 최근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출자전환이나 추가자금지원 가능성은 통합은행장 선출의 긍정적 요소를 희석시키고 있다고 시장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윤용철 골드만삭스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량은행들은 이미 최고 35%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기 때문에 하이닉스반도체가 '최악의 상황'을 맞더라도 순이익이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은 적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는 "시장이 출자전환에 따른 손실반영과 추가지원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내고 있어 은행의 상승여력은 제한돼 있다"고 인정한다.

출자전환이나 추가자금지원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될 때까지 통합은행 출범의 기대감이 은행주가에 충분히 반영되기 힘들다는 얘기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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