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국내 자동차 3사 CEO들의 하반기 경영전략

  • 입력 2001년 7월 12일 19시 34분


■국내 자동차업계는 올 하반기가 한국 자동차 산업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 수출이 최근들어 줄어들고 있는데다 잘 나가던 내수판매도 주춤거리고 있다. 대우차 처리의 향방이 아직 ‘안개 속’에 있는 등 하반기 상황은 매우 불투명하고 위기감마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

이같은 시점에서 자동차업계의 사령탑인 정몽구(鄭夢九) 현대 기아차 회장, 이종대(李鍾大) 대우차 회장, 제롬 스톨 르노삼성차 사장에게 올 하반기 자동차업계 판도와 경영전략을 들어봤다.<편집자>

▼현대·기아자동차 정몽구 회장▼

올 하반기는 현대 기아자동차에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빠르게 변하는 세계 자동차시장이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을지, 우리는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야 할지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세계시장의 흐름을 읽는 것은 우리가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느냐를 결정지을 것이다.

현대 기아차는 상반기에 국내 및 세계 자동차시장이 침체된 가운데서도 10%이상 판매를 늘렸다. 특히 미국시장에서는 전체 시장수요가 줄었음에도 불구, 현대 기아자동차만이 30% 이상 판매가 증가했다.

이같은 실적은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품질이 향상돼 가격대비 품질만족도가 높은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 국내외 자동차산업 환경은 상반기에 비해 크게 호전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시장의 경우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우자동차 처리의 향배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해외시장은 미국의 판매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침체국면에 놓여 있다. 서유럽의 정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 기아차가 판매를 확대하고 세계적인 자동차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품질향상을 통한 이미지 제고가 필수적인 과제다. 현대 기아차의 품질 수준이 많이 향상되기는 하였지만 아직까지 톱 메이커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품질향상을 통한 이미지 높이기’ 및 판매확대가 최우선의 목표다. 신차 개발 단계부터 연구개발 부문과 부품개발, 생산 기술 등 관련 부문들이 함께 협력해 제조 공정상 품질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긴축경영을 통한 비용절감과 유연경영 체제 구축도 중요 과제 중 하나다.

이와 함께 주주, 소비자, 종업원, 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신뢰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노사화합을 통해 안정적이고 생산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할 것이다. 이번 하반기는 현대 기아차가 세계적인 자동차 전문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시점이 될 것이다.

▼대우자동차 이종대 회장▼

대우자동차는 상반기 구조조정의 성과로 6월까지 세달 연속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경영정상화의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하반기에는 이를 바탕으로 수익기반을 굳게 다져 회사 운영자금을 독자적으로 충당할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회사가 생존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확실하게 갖출 것이다.

자동차회사는 어떠한 경우든 미래의 생명줄인 ‘신제품 개발’을 소홀히 할 수 없다.

올 하반기에는 연비와 성능이 기존제품보다 20% 향상된 고성능 신엔진 양산 체제를 완비한다. 내년 초 이를 장착한 중형차를 국내외에 시판할 수 있도록 빈틈없는 준비작업을 추진할 것이다. 성능과 소음 수준이 대폭 향상된 수동 변속기 생산공장도 연내에 완공한다. 뛰어난 외관과 신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소형차 개발을 완료해 내년 초 판매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다.

자금조달의 홀로 서기에 판매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구조조정의 성과 위에서 판매증대는 곧바로 수익증대로 연결된다. 하반기에는 더욱 새롭고 다양한 판매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특히 해외 현지 판매를 늘리기 위해 대대적인 해외 로드쇼를 개최한다. 전세계 대우차 판매법인 및 현지 딜러들을 국내로 초청해 대규모 판매 촉진대회를 개최할 것이다.

내수 시장에서는 고객들의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할 것이다. 특히 다각적인 협력업체 지원 노력도 벌일 것이다.

성숙된 노사관계를 만들고 직원들의 사기앙양 및 회사 재건의지의 결집도 빠뜨릴 수 없는 대목이다.

하반기에는 노사가 한마음으로 위기극복의 큰 발판을 마련할 것이다. 구조조정과정에서 회사를 떠난 7000여 퇴직자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관계기관의 협조를 바탕으로 더욱 알찬 창업 및 취업지원 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다.

현재 GM과의 매각협상이 한창 진행 중에 있다. 협상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만의 하나 협상이 잘못될 경우에 대한 대비책도 알차게 손질해 둘 것이다.

▼르노삼성자동차 제롬 스톨 사장▼

르노삼성자동차는 올 들어 3월 이후 월 5000대 판매를 거듭 돌파하면서 지속적인 판매증가를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6월에는 월 판매량이 7000대를 넘어서면서 중형차 시장의 25%를 점유하는 신장세를 보였다. 덕분에 상반기 총 판매량은 2만9000여대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그 입지를 탄탄히 굳히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성과는 영업망 재정비를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과 차별화된 애프터 서비스(AS), 매월 주제별로 진행되는 고객 감동 캠페인 등을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또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차체 및 일반 부품에 대해 3년과 6만㎞, 엔진 및 동력 주요 부품에 대해서는 5년, 10만㎞로 무상 품질보증 기간을 확대 운영한것도 판매증대의 일등공신이다.

SM5 성능에 대한 구전마케팅 효과를 통해서도 르노삼성차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올초 중장기 계획을 통해 밝혔듯이 올 한해 6만 8000대의 내수 판매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하반기에는 보다 차별화되고 선진화된 마케팅 기법을 도입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것이다. 또 르노본사와 닛산자동차와의 인력 교류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도 갖추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전사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원프라이스 정책을 통해 가격에 대한 고객 신뢰를 확보하고 품질에 대한 기준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르노삼성자동차 카드를 앞세워 공동마케팅을 확대해 나갈 것이며 택시운전자들을 위한 무상점검서비스, 부품 대리점과 정비협력 업체의 지속적인 확대를 통해 고객감동을 위한 서비스의 질을 높여 나갈 것이다.

우리는 한국과 한국민에 도움이 되는 기업이 되길 간절히 원한다.

르노삼성차는 친밀한 기업이미지를 구축하고 한국 자동차 산업의 발전과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한국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구축하는 데 하반기 경영의 초점을 맞출 것이다. 르노삼성차는 앞으로 이익의 사회 환원을 위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작정이다.

<정리=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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