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MS독점 일부해제…익스플로러 삭제허용

  • 입력 2001년 7월 12일 18시 33분


컴퓨터 운영체제 윈도를 생산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는 11일 컴퓨터 제조회사들이 윈도의 시작 메뉴에서 MS의 인터넷 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 프로그램의 단축 아이콘을 삭제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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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최근 연방항소법원이 MS가 컴퓨터 제조회사들과 체결한 윈도 라이선스의 일부 조항이 부적절하다고 판결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의 연방항소법원은 지난달 MS가 윈도에 익스플로러를 포함시켜 판매하는 것은 독점금지법에 위반된다는 1심 판결을 확인했다.


MS의 이번 결정에 따라 컴퓨터 제조회사들은 윈도 98, 윈도 2000, 윈도 Me 등 기존의 윈도 시작 메뉴에서 익스플로러 아이콘을 삭제할 수 있게 된다.

또 MS가 10월25일 출시할 예정인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 XP의 경우 컴퓨터 제조회사는 물론 사용자들도 프로그램 추가 및 삭제 기능을 통해 익스플로러 프로그램 자체를 삭제할 수 있게 된다. MS는 지금까지는 이를 윈도의 일부로 묶어 놓아 삭제할 수 없게 했었다.

MS는 또 컴퓨터 제조회사들이 익스플로러와 경쟁관계에 있던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 등을 포함해 리얼네트워크사와 AOL(넷스케이프 인수사) 등 경쟁사의 인터넷 소프트웨어 아이콘을 종전처럼 시작 메뉴에 추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 동안 컴퓨터 제조회사들은 넷스케이프를 시작 메뉴에 추가하고 싶어도 인터넷 단축 아이콘이 익스플로러와 함께 2개가 있으면 사용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데다 익스플로러를 윈도에서 삭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를 추가하는 것을 꺼려 왔다.

MS가 이번에 윈도에서 삭제할 수 있게 허용한 프로그램에는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 MSN 인터넷, 윈도 메신저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MS사의 이번 조치는 시장 독점을 둘러싼 미국 법무부 등과의 소송 타결을 희망하는 제스처로 풀이되고 있다. MS의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발머는 “우리는 법원의 판결이 남긴 문제들에 대해 정부측과 협력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 법무부는 19개 주와 함께 97년 MS를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제소해 지난달 2심이 마무리됐다.

MS의 독점행위를 비판해온 측에선 MS의 이번 조치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톰 밀러 아이오와주 법무장관은 “인터넷 브라우저 전쟁은 이미 MS의 승리로 끝났다”며 “MS가 진작 했어야 할 일을 이제 와서 한 것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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