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오지명 시트콤 '쌍둥이네' 출연진 개편

  • 입력 2001년 7월 9일 18시 33분


◆ 시청률 부진 처방…손지창 지수원 등 긴급 투입

KBS가 지난 봄 개편 당시 의욕적으로 내놓은 2TV 일일 시트콤 ‘쌍둥이네’(월∼금 오후 9·20)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월1일 11.9%의 시청률(TNS 미디어 집계)을 기록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던 ‘쌍둥이네’는 이후 6∼8%대를 오르내리다 7월6일에는 5.2%(AC닐슨 집계)로 떨어졌다. 같은 시간대 SBS 일일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평균 12∼19%대)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

이에 대해 가장 당혹스러워 하는 사람은 ‘쌍둥이네’의 실질적인 제작자인 탤런트 오지명 씨. 오씨는 SBS ‘오 박사네 사람들’ ‘순풍 산부인과’를 히트시키며 ‘시트콤의 대명사’로 불려왔다.

서울 서교동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만난 오씨는 ’쌍둥이네‘의 부진에 대해 몇가지 변명을 늘어놓았다. 드라마 준비 단계에서부터 일이 매끄럽게 풀리지 않은 나머지, 시트콤이 갖고 있는 장점을 제대로 못살리고 있다는 것.

오씨는 “애초에 주인공으로 중견 배우 주현을 낙점했지만 ‘KBS 1TV 일일극에 출연 중’이라는 이유로 방송 10일 전 출연 불가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제목도 ‘헬로우 오 변호사’에서 ‘쌍둥이네’로 변경됐고, 대사도 안 되는 쌍둥이가 주인공이 되는 황당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능성 있는 신인과 연기파 배우를 기용해 신선한 즐거움을 주려 했는데 이 점에서는 결과적으로 내가 잘못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드라마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며 16일부터 손지창, 지수원 등 젊은 배우들을 투입해 10월 개편까지 두 자릿수 시청률로 올라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KBS 외주제작팀도 비상이 걸렸다. 담당 연출자인 황재연 PD는 “현 출연자 가운데 극의 흐름과 맞지 않는 인물들을 대폭 교체해 넓은 연령대가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할 생각”이라며 “작위적인 웃음 대신 드라마적인 요소를 가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처럼 변화를 단행해도 ‘쌍둥이네’가 정상 궤도에 오를지는 미지수. 한 외주 제작 관계자는 “자유분방하고 튀는 것이 시트콤의 매력인데 방송사 내부 심의에서 대본이 상당 부분 수정되는 등 경직된 분위기여서 앞으로도 고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황태훈기자>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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