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향수 샴푸도 '性넘나들기' 유행

  • 입력 2001년 6월 28일 18시 25분


“애인을 준다고요. 천만에. 내가 쓰려는 겁니다.”

남성용 향수를 쓰는 여성, 여성용 스킨을 쓰는 남성이 늘고 있다. 디자이너나 기획자가 생각했던 제품컨셉트와는 엉뚱하게 상품을 사용하는 ‘내맘대로’ 고객들이다. 남성용 속옷을 입는 여성들도 적지않다.

화장품 브랜드 ‘크리니크’ 매장에는 5만∼6만원대 3단계 피부관리용 화장품 세트를 찾는 20, 30대 남성고객이 많다. 미용비누 각질제거용스킨 보습로션 세트로 자극이 적고 흡수가 빨라 피부가 예민하거나 피부관리에 신경을 쓰는 젊은 남성들이 즐겨 찾는다. ‘남성용’ 스킨보다 ‘여성용’ 스킨을 찾는 남성고객이 더 많다는 것이 현대백화점 매장사원의 설명.

‘아베다’의 여성용샴푸 ‘로즈마리 민트샴푸’도 남성에게 인기다. 순수 자연원료로 만들었으며 탈모방지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젊은 남성들이 많이 찾고 있다.

엠포리오아르마니의 남성용 향수는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시원한 향기를 좋아하는 여성들이 일부러 남성용 향수를 구입한다. 남성용 향수를 사는 고객의 절반 이상이 자신의 것으로 구매하는 여성. 아쿠아지지오 폴로스포츠 등의 남성향수도 10대∼30대초반의 여성에게 인기다.

여성용으로 선보인 휴대전화 단말기 ‘LG019카이코코’와 ‘애니콜016드라마’를 사용하는 남성도 종종 눈에 띈다. 특히 여성만 가입할 수 있는 애니콜드라마는 여자친구 이름으로 가입해 사용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속옷에서도 성의 구별이 없어지고 있다. 백화점 속옷코너에서는 남성용 트렁크를 찾는 30대 주부들이 많다. ‘꽉조이는’ 여성용 속옷이 불편하다는 것이 큰 이유. 맵시가 안나는 트렁크를 아무때나 입는 것은 아니고, 집에서 편하게 입을 ‘홈웨어’로 사는 고객이 많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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