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웹사이트 색채에도 전략있다

  • 입력 2001년 6월 27일 18시 25분


웹사이트의 특성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시각 특성을 이용한 색채 선택이 필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광학회가 지난 15일 충남대에서 개최한 ‘시각 및 의광학 워크숍’에서 IRI 디자인연구소 이복신 실장은 디자인이 우수한 병원, 자동차 웹사이트 등에 사용된 색채를 분석한 결과 병원의 경우 푸른색과 흰색 계열의 색채가, 자동차의 경우 붉은색 계열의 색채가 많이 사용됐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병원 사이트에 사용된 흰색과 푸른색 계열의 색은 심리적으로 깨끗하고 청결한 이미지를 주며 자동차 사이트의 붉은색은 역동적인 이미지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인간의 시지각 특성에 대한 발표를 한 박승옥(대진대 물리학과) 교수는 이를 “눈이 초록색이나 흰색에서 가장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눈으로 들어온 빛은 수정체에서 파장에 따라 꺾이는 지점이 달라진다. 푸른색과 가까운 초록색의 파장은 가장 중간에 있는 파장이라서 수정체를 통과해 꺾이면 망막에 바로 맺히게 된다. 즉 눈이 아무런 일을 하지 않아도 빛을 인식할 수 있게 되므로 가장 편안한 느낌을 갖게 된다는 것.

반면 이들 사이트에서도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곳에는 붉은색이 사용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붉은색이 주는 역동적인 느낌을 이용한 것. 박 교수는 “파장이 긴 붉은색은 망막에서 초록색보다 더 뒤에 맺히기 때문에 이 빛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수정체를 두껍게 만들어 초점을 좀 더 앞에 맺게 해야 한다”며 “결국 뒤에 맺힌 붉은색을 앞으로 끌어 내 인식하기 때문에 돌발적이고 적극적인 느낌을 갖게 되는 것”으로 설명했다. 자동차 사이트에서는 자동차가 주는 역동적 이미지와 자동차 제조사들의 품위를 강조하기 위해 채도가 낮은 붉은색 계열이 많이 사용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영완 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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