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술-담배 사려는 청소년 모두 막을 순 없는데

  • 입력 2001년 6월 21일 18시 38분


얼마 전 청소년보호법 위반으로 벌금부과와 동시에 전과자가 됐는데 참으로 억울하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요즘 세상에 청소년을 상대로 술과 담배를 팔아 돈벌려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청소년들이 술과 담배를 사는 수단과 방법은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학생증 도서관증 등을 변조하거나 심지어는 신분증을 위조하기도 한다. 대학생들은 성인이 된 친구들과 함께 가게에 들어오는데 그 중에 한 친구만 생일이 늦을 경우 이들에게 술과 담배를 판 자영업자는 어김없이 전과자가 된다.

주변에서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해서 대부분 범법자가 되었다. 양심 있는 자영업자들은 바쁜 점포 사정과 여러 가지 현실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을 구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골키퍼도 모든 골을 막지는 못한다. 청소년이 보호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일부 불량 청소년에 의해 피해를 보는 선량한 시민도 보호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청소년이 주류를 소지했거나 음주했을 경우 사회봉사명령이나 벌금에 처하고 21세가 되면 전과기록을 말소하는 등 자각의 기회를 준다.

하지만 국내법은 오로지 업주가 죄인이 된다. 청소년보호법을 어긴 이후부터 마치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듯한 위기의식을 느낀다.

염 철 호(1631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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