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합니다]대상포진 유경순씨

  • 입력 2001년 6월 19일 18시 38분


“세상에 듣도 보도 못한 이상한 병에 걸릴 줄이야.”

21일 퇴원할 예정인 유경순씨(61·여·의류업·사진)는 ‘대상포진’이란 병에 걸린 것을 아직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이었다.

평상시 운동을 좋아해서 수영 등을 즐기는 유씨. 10일 샤워를 하던 중 목덜미와 등 부위가 따끔거렸다. 늘 사용하던 타올과 비누로 씻는 데 이상하리 만큼 통증이 계속됐다. 남들에 비해 땀이 많이나 땀띠가 생겼나 생각했다.

다음날 목부위가 땡기고 만지면 얼얼하기까지 했다. 거울을 보니 오른쪽 목덜미와 오른쪽 목 앞 부위에 누런색의 작은 좁쌀만한 것이 오돌도돌 돋아나서 막 퍼지고 있었다. 따끔거리는 통증이 계속 지속됐고 그 부위에 붉은색의 발진도 생겨나 막 퍼지고 있는 상태였다. 11일 저녁에야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유씨는 12일 오전에 부랴부랴 동네 피부과를 찾았다.

의사는 ‘대상포진’이라고 진단했다. 다행히 치료하면 낫는다고 해서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진전이 없자 현재 운영하고 있는 서울 남대문시장 옷가게에서 가까운 서울 강북삼성병원에 입원했다.

유씨는 최근 의류 경기가 좋지 않아 옷가게 운영에 무척 신경을 쓰다 피로가 쌓였다. 4월부터 걸린 감기가 떨어지지 않았고 지난해부터는 무릎이 아파 계속 치료를 받았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유씨의 면역력은 크게 낮아졌고 결국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이젠 계속되던 통증도 훨씬 줄어들었다. 발진이 붉게 퍼진 부위도 어느 정도 제 살 색을 되찾았다. 손으로 만지면 찌릿한 상태는 여전하다.

1남1녀를 모두 결혼시키고 남편 조덕열씨(70·약사)와 단 둘이 사는 유씨는 성격이 활달하고 잠시도 쉬지 않고 돌아다니는 편이다. 유씨는 퇴원하면 그 동안 못했던 수영도 하고 하던 옷가게도 계속 운영하면서도 건강에 신경을 써야겠다고 말했다.

<이진한기자·의사>likeday@donga.com

◇주치의 한마디 "1주일 정맥주사-소독하면 상태 호전"

대상포진은 띠모양의 물집이라는 뜻으로 신경분포에 따라 몸 한쪽부위에 생긴다. 어릴 때 수두를 앓았던 사람은 그 때 걸렸던 수두바이러스가 사람 몸속의 감각신경절에 숨어 있다가 오랜 시간뒤에 면역이 약할 때 다시 나타나 증식하고 피부에 통증과 물집이라는 병변을 만들게 되는데 이것이 ‘대상포진’이다.

주로 고령, 스트레스, 외상, 악성 림프종, 백혈병, 면역기능이 떨어진 상태 등이 유발 요인으로 작용한다. 외래 피부과 환자 100명중 1∼2명이 대상포진으로 진단을 받을 만큼 흔한 질환.

유씨의 경우도 고령의 나이와 최근에 생긴 심한 스트레스 등이 수두바이러스가 다시 활발히 증식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오른쪽 목과 가슴 앞 부위에 지속적인 통증과 함께 띠모양의 수포와 붉은색의 발진이 생긴 전형적인 대상포진의 증세를 나타냈다.

보통 1주일정도 항 바이러스제제 정맥주사와 소염진통제치료를 하고 수포가 터지면서 생길수 있는 2차 염증을 막기 위해 상처부위를 매일 소독을 하는 것으로 환자는 상태가 호전 된다.

하지만 60대엔 60%에서 70대엔 70%에서 대상포진 치료 후 합병증으로 신경통이 잘 발생한다. 대상포진과 같은 통증이 계속된다.

이땐 피부과 외래에서 2주일에 한번 정도 통증부위에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는 등 통증 치료를 6개월∼12개월 정도 하게 된다.

다행히 대상포진은 한 번 앓으면 면역이 생겨 대부분 재발되지 않는다.

유재학(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피부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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