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근기자의 여의도이야기]정치권 동향따라 포스닥순위 급변

  • 입력 2001년 6월 18일 20시 10분


주식 투자자들은 정치권 동향에 매우 민감한 편이다.

정부가 내놓는 정책이나 특정사안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정부나 정치권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다. 특히 주식시장이 좋지 않을 때면 정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곤 한다.

올들어서도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한 증권정보 사이트의 자유게시판이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소란스럽다. 비판의 소재는 시기에 따라 바뀐다. 최근에는 정부의 대북 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글 몇 개를 들여다보자.

“북한 상선들이 우리 영해를 제집 드나들 듯 해도 법대로 대응하면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된다고 하는 현 정부의 태도를 보면 울화통이 치밀어 오른다” “현 집권층은 이반돼가는 민심은 보지 못하고 북한에만 매달려있다.”

물론 이런 류의 비판에 대한 반론도 적지않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금강산 관광은 꿈도 못꾸던 우리가 아닌가” “대한민국의 사정이 통일에 대한 정책을 추진못할 정도로 혼란스럽진 않다.”

현재까지는 정부를 비난하는 글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또다른 사이트에서도 나타난다. 정치인을 주식처럼 거래하고 주가를 매기는 한 사이트에서 김대중대통령의 주가 순위가 갈수록 처지고 있는 것.

김대통령은 99년 7월 이 사이트가 개장한 이래 부동의 1위를 지켜왔다. 그러다 4월 첫째주 처음으로 2위로 떨어지더니 이달초에는 3위로 처졌다. 급기야 18일에는 4위로까지 추락했다.

이 사이트에 참여하는 네티즌들의 평가는 비교적 냉정한 편이다.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는 호화골프 구설수에 올랐을 때 주가가 폭락했다. 지난달 임시국회가 공전되는데도 정치권이 민생과 무관한 사안을 놓고 정략적 논쟁에만 몰두할 때는 여든 야든 할 것 없이 주요 정치인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일부 의원이 당론에 반하면서까지 소신을 밝혔을 땐 곧바로 이들의 주가가 급등하곤 했다.

참고로 18일 현재 상위 10위까지의 주가 순위를 보면 노무현 이회창 이인제 김대중 김근태 정동영 홍사덕 한화갑 정몽준 천정배(직책 생략) 순이다.

앞서 언급한 사이트의 정부 비판이나 다음 사이트의 주가 움직임을 보면 참여한 네티즌들의 속내를 읽을 수 있다.

정부에 대해선 ‘평화도 좋고 통일도 좋지만 제발 내치(內治)에도 신경 써서 경제를 좀 살려달라’는 바람을, 그리고 모든 정치권 인사들에 대해선 ‘당리당략과 개인의 이익만을 위하는 정치인들은 그에 따라 평가받을 것’이라는 경고를 전달하는 것은 아닐까.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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