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G8회담 군함-유람선개최 고려

  • 입력 2001년 6월 18일 18시 29분


‘회담장을 사수하라.’

내달 20일부터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릴 예정인 선진 8개국(G8)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탈리아 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15일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 반대해 격렬한 시위를 벌였던 시위대가 G8 정상회담 때도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기 때문.

이로 인해 이번 G8 정상회담은 군함이나 유람선 선상에서 열릴 수도 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가 18일 이탈리아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예테보리에서 시위를 벌이다 진압된 무정부주의자들이 G8 회담장에서 ‘가공할 만한 복수’를 계획 중이라는 것. 이들은 예테보리에서 경찰의 발포로 시위대 3명이 부상한 것에 분노하고 있으며 일단 열차를 타고 제노바에 모이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첩보를 입수한 이탈리아의 보안당국은 16일 긴급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항구에 군함이나 유람선을 띄워 회담을 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가 아예 회담장에 접근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게 최선의 방안이라는 것.

이와 관련해 주제페 페리쿠 제노바 시장은 “회담을 앞두고 시로 통하는 모든 항구 철로 육로를 철통같이 지켜 G8 회담이 무난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G8이나 EU의 정상회담은 개최국이나 도시를 세계에 알리는 홍보효과 외에도 짭짤한 관광 부수입까지 올리게 해준 게 사실.

하지만 세계화 등에 반대하는 각종 시위대로 인해 자칫 ‘골칫거리’로 전락하게 생겼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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