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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6월 14일 02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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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으로 연장에 들어간 해태의 10회초 공격. 해태의 젊은 타선이 선두 김상훈의 2루타를 시작으로 두산 특급 마무리 진필중을 난타하기 시작하자 두산 외야진은 뛰어다니는 것을 포기할 만큼 손을 놓은 상태였다.
해태는 진필중의 번트 수비 실책을 포함해 4안타를 집중시키며 대거 4득점하며 승리를 손에 쥐는 듯했다.
그러나 두산은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4회 자신의 시즌 2호 홈런을 친 톱타자 정수근부터 10회말을 시작한 두산은 정수근이 좌중간 안타를 치고 나가면서 대반격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2번 장원진이 똑같은 코스로 펜스까지 굴러가는 2루타를 쳐 해태 마무리 오봉옥을 끌어내린 두산은 3번 우즈가 바뀐 투수 성영재를 상대로 오른쪽 안타를 쳐 8-10으로 따라붙었다.
이제 점수차는 2점. 불안해진 성영재는 타격감이 가장 좋은 4번 심재학을 볼넷으로 걸렀고 여기서 이날의 영웅은 탄생했다. 부상중인 거포 김동주 대신 최근 5번 타자를 맡고 있는 안경현은 볼카운트 1-1에서 성영재의 제3구를 통타해 왼쪽 담을 넘기는 끝내기 3점 홈런으로 단숨에 승부를 돌려놓았다.
지난해 LG와의 플레이오프 6차전에서 3-4로 뒤진 9회초 2사후 동점 홈런을 날려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던 안경현이 그때의 감격을 뛰어넘는 프로야구 20년 사상 최다 점수차 연장전 역전승을 일궈낸 순간이었다.
한편 이날 선발로 데뷔전을 치른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 베넷은 7회 선두 홍세완에게 1점홈런을 맞을 때까지 6이닝 동안 11안타를 맞았지만 최고 142㎞의 강속구로 삼진 5개를 곁들이며 3실점으로 막아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호주 출신 메이저리거인 베넷은 98년 몬트리올 엑스포스에서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하며 5승5패 1세이브에 평균자책 5.50을 기록.
이날벌어질예정이던부산(롯데-SK), 대구(삼성-LG), 대전(한화-현대) 경기는 모처럼 내린 단비로 취소돼 14일 오후 3시부터 연속경기로 열린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