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칼럼]2002 프로야구 1차지명 preview

  • 입력 2001년 6월 7일 10시 07분


2002 프로야구 1차지명이 6월 5일 있게 된다. 사실 1차지명이란게 KBO에 팩스 한 장 보내는 게 절차의 전부지만 팀의 10년 농사를 좌우하게 될 수도 있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각 구단들은 온갖 신경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원래 1차지명 10일 후에 2차지명이 있을 예정이었으나, 프로와 아마측의 입장차이 때문에 2차지명이 9월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번시간에는 8개 구단의 1차지명이 유력한 선수들 위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현대, SK - "사이좋게 나눠갖기">

작년에도 그랬지만 현대와 SK는 올해도 연고지 문제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1차지명을 맞았다. 이는 현대가 서울로 입성하기 전까지는 매년 불가피하게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과 올해 경인권에 뚜렷한 대어가 없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자칫 두 팀간에 엄청난 스카우트 파동이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올해도 마찬가지 상황이지만 약 3명의 선수들 중 한 명씩 나눠 갖는 선에서 정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순권(유신고 투수 우/우 176-78)

1학년때부터 주전투수와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유신고의 대들보. 제구력이 좋고 직구 최고시속도 140대에 육박하는 등 수준급의 기량을 갖추었으나, 기본적으로 강속구투수로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체격이고 현재도 제구력과 변화구로 승부하는 투수라고 봐야겠다.

김지완(인천고-건국대 투수 우/우 179-82)

작년 등록자료에는 180-83으로 되어있었는데 1년 사이에 키가 1센티 줄어든(?) 선수. 현대 김수경, 홍익대 문정환과 인천고 동기로, 고교시절에는 유격수를 주로 보면서 2차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대학에 와서 본격적으로 투수로 나오면서 실력이 많이 향상되어 마침내 1차지명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시몬(인천고 투수 우/우 185-86)

열세가 예상되었던 청룡기 대구고전에서 깜짝 등장한 투수. 아직 다듬어야 될 곳이 많긴 하지만 좋은 체격을 지닌데다 시원하게 공을 뿌리는 선수라 키워봄직한 재목이다.

<삼성 - "왜 1차지명은 한 명 뿐이람?">

한동안 연고지 내 유망주 부족으로 고민하며 전면드래프트 실시를 가장 앞장서 주장해온 삼성이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 똘똘한 유망주들이 많이 등장했다. 올해는 한꺼번에 여러 명의 씨알 굵은 대어들이 등장해 '양손에 떡' 정도가 아니라 '손가락마다 도우넛을 낀 형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권혁(포철공고 투수 좌/좌 188-85)

올해 혜성처럼 나타난 TK 마운드의 기린아. 중학교 때 키가 자라지 않아 야구를 그만두고 일반학생으로 진학했다가, 갑자기 키가 크기 시작해 다시 야구를 시작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올 봄 연습경기와 삼성기 등에서 142를 찍으며 이미 눈도장을 받았다. 게다가 야구를 쉬면서 싱싱한 어깨를 가지고 있다는 장점이 더해져, 올해 다소 부진했던 대구고 에이스 윤길현을 제치고 삼성의 1차지명을 받을 가능성이 현재로선 가장 높다.

윤길현(대구고 투수 우/우 183-76)

지난해 대구상고 이정호(삼성)와의 맞대결에서 여러 차례 승리하며 이미 소리없이 유명해 졌던 투수. 슬라이더의 각이 예리하고 제구력도 뛰어난데다 부드러운 투구폼을 갖고있어 충분히 구속의 향상이 가능한 유망주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팀을 우승시키며 올해를 기대케 했으나 생각만큼 잘 안되고 있다. 2차지명에서 우선권을 갖고있는 SK가 그냥 놓치지 않을 듯.

그밖에 경북고 투수 이병규, 포철공고 투수 유혜정 등도 2차 상위라운드 지명이 가능한 선수들.

<두산 - "야구는 이름으로 하는 게 아니다">

항상 지명도보다는 은근히 잘 하는 선수들을 데려가 재미를 보았던 두산이 올해는 어떤 지명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왜냐하면 최근 4년간 신인 스카우트를 전담했던 조용호 스카우트가 팀을 떠났기 때문. 새로 바톤을 이어받은 윤혁 스카우트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류제국(덕수정보고)의 미국행과 조태수(배명고)의 부상이탈로 서울에 고만고만한 선수들이 많은 가운데 그 동안의 스타일로 봐서는 또 한번의 깜짝지명을 예고하고 있다.

이재영(선린정보고-영남대투수 우/우 187-92)

두산이 좋아하는 덩치 좋고 힘 좋은 스타일의 투수. 고교시절에는 에이스였던 동기생 권오준(삼성)에 가려 등판 기회가 많지 않았으나 대학가서 많이 기량이 향상되었다. 최근 몇 년간 대학선수들의 주가가 폭락했었는데, 작년부터 대학야구가 나무방망이를 사용하면서 감춰져 있던 재능있는 투수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박창근(경기고 투수 우/우 185-80)

최고구속 143에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수준급의 경기운영능력, 제구력을 가진 투수. 지난해 팀 에이스 이동현(LG)의 뒤를 받치는 넘버2의 역할을 잘 해냈고 올해 청룡기 4강에 팀을 올리며 에이스로서 자기 몫을 했다.

그밖에 배힘찬(서울고투수), 장태종(한서고 투수) 등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으나 1차지명감으로는 조금 약한 느낌이 든다.

<한화 - "왼손이 너무 많아">

작년에 올해 고3이 되는 대전고 박희수를 보고 천안북일의 좌투수 김용영 대신 같은 학교의 우타자 김태균을 뽑았던 한화는 올해 청주기공의 사이드암 신주영으로 급선회했다. 구대성을 일본으로 보냈음에도 송진우, 김정수, 박정진, 지승민, 이상열, 고상천 등 팀내 좌완투수가 포화상태인 것이 그 이유. 박희수는 2차지명 시장으로 나오게 됐는데... 부산상고의 이명우, 선린정보고의 문현정 등과 함께 좌투수 중에서는 상위라운드 지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주영(청주기계공고 투수 우/우 183-71)

옆구리 투수치고는 빠른볼(최고 142)을 지니고 있는데다 상하로 떨어지는 변화구의 폭이 커 주목받은 투수. 한화가 뜻밖의 수확을 한 것 같다.

<해태(기아) - "고민할 필요 없당께">

생각할 것도 뒤돌아 볼 것도 없이 무조건 김진우다. 긴말하면 잔소리가 될 뿐이다. 해태는 발표만 하지 않았을 뿐 이미 김진우와 계약도 끝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숱하게 배출되어온 호남지역 인재들 중 최근 몇 년 중에서 모처럼 최대어가 무사히(?)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호남지역의 유망주로는 동성고(구 광주상고)의 우완 제춘모가 2차지명 상위라운드 낙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 - "와이리 선수가 없노">

해마다 대형투수를 배출해 온 부산지역이지만 올해는 준척급만 많을 뿐 뚜렷한 대어가 없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경남고의 장신 우완투수 양정모는 일 년 내내 불안정한 제구력으로 믿음을 주지 못했고 그밖에도 눈에 띄는 대어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나마 지명해 놓았던 대학야구 최고투수 이승학(단국대)도 미국으로 가버린 롯데... 그래서 대학쪽으로 눈을 돌려 동아대 이정민으로 방향전환.

이정민(경남고-동아대 우/우 183-80)

앞서 소개된 대학선수들 처럼 고교시절 에이스 박영진(삼성)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다가 대학 와서 기량이 많이 좋아지며 인정받은 케이스다.

최대어 류제국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결국 완강한 미국행 의지를 꺾지 못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성남고 좌완 김광희. LG는 지난 청룡기 때 김성근 감독과 권혁철 대표가 직접 동대문구장을 찾아 김광희 피칭모습을 체크했으며 계약도 마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광희(성남고 투수 좌/좌 185-80)

좋은 체격과 부드러운 투구폼에서 무리 없이 공을 뿌리는 좌완투수. 구속이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높은 투수로 지난해부터 주목받았다. 다만 올 초 어깨부상의 후유증으로 맘껏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 맘에 걸리며, 내년 입단 예정인 왼손투수들, 즉 서승화(동국대), 김광우(고려대) 등과 1군에서 살아 남기 위한 주전경쟁을 벌여야 할 듯.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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