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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27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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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권혁철 대표이사는 16일 이광은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김성근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올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년 시즌을 대비한 장기 포석이라는 게 그의 ‘겸손한 바람’.
그러나 이런 권 대표도 이젠 욕심을 낼 만하게 됐다. 15일까지 8승1무25패로 90년 창단 이후 최악의 승률(0.243)을 기록했던 LG가 김성근 체제 이후 반타작 승부가 넘는 6승5패를 올려 중반 대반격을 노리게 된 것.
LG의 뒤늦은 돌풍 비결은 27일 SK와의 잠실경기에서 상징적으로 드러났다. 취임 첫날 양준혁을 1번타자로 올리는 등 파격적인 타순으로 눈길을 끌었던 ‘통계야구’의 김성근 감독대행이 이날 쓴 톱타자 카드는 김재현.
상대 선발인 강속구의 에르난데스에게 맞춰 오른손 유지현 대신 스윙 스피드가 빠른 왼손 김재현을 1번에 올린 승부수는 멋지게 적중했다.
김재현은 5타수 5안타 1타점 2득점의 맹타를 터뜨리며 공격의 물꼬를 텄고 LG는 11득점 중 8득점을 김재현-유지현-이병규로 이어지는 선두 3타자가 합작하며 대승을 이끌었다.
시즌 초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 있던 선발 장문석이 5회까지 2안타 1실점으로 호투, 시즌 첫 승을 올린 것도 LG의 대추격전을 예고하는 신호탄.
사직경기는 두산이 8회 홍성흔의 결승타에 힘입어 롯데에 9-8로 승리.
롯데 호세는 7회 동점 2점홈런을 날려 시즌 14호를 기록, 삼성 이승엽을 제치고 홈런 단독선두에 복귀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수원에선 현대가 선발 김수경, 마무리 위재영으로 이어지는 철벽 계투로 한화에 4-3으로 승리, 최근 3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전날 단독선두에 복귀한 삼성은 대구 해태전에서 선발 임창용이 6회까지 5안타 1실점한 뒤 김진웅 리베라를 내세워 3-2로 승리, 4연승을 달렸다.
한편 삼성 외국인타자 마르티네스는 26일 해태전에서 3회 우전안타, 4회 우중간 3루타, 6회 중월 3점홈런, 8회 중월 2루타를 날려 프로야구 통산 9번째 사이클링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96년 8월23일 삼성 양준혁(현 LG)이 현대를 상대로 기록한 이후 5년 만이며 외국인으로는 최초의 기록.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